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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행기 1 (힘든여정 그리고 휴식, 씨엔리업~꼬꽁~방콕 05.1.15~16)

1월 15일(토)

오전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11시가 조금 넘어서 꼬꽁행 배를 타러 선착장에 갔다. 선착장은 오쯔띠알 해변에서 꽤 멀리 있지만 오토바이로 1달러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오토바이를 탈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절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처음 부르는 가격으로 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조금 버티다가 안 타는 척 순순히 내가 원하는 가격에 태워준다.

이번에도 오토바이 운전자는 1인당 2.5달러를 원했지만 결국 1달러에 갔다.

선착장에 가니 서양 여행자들이 꽤 많이 있었지만 동양인들은 아예 볼 수가 없었다.

12시쯤 배가 출발하려고 하자 배 안에 낯익은 얼굴들이 들어왔다.

그제께 헤어졌던 현주와 준구였다. 2일만이기는 하지만 다시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둘 다 나보다 동생뻘이라서 많이 놀렸는데 다시 스트레스를 풀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여행의 또 다른 매력 중에 하나는 바로 만남이다.

평소에는 전혀 만날 수 없는 인연이지만 여행은 그러한 인연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하나 얻은 수확이 있다면 열혈남아 현주와 준구를 인연으로 만든 것이다. 여행을 통해서 평소의 좁게 느껴지던 인간관계를 보다 넓게 넓힐 수 있다.

씨하눅빌에서 꼬꽁으로 가는데 3시간 반 정도 걸렸다. 배는 빠른 속도로 달려서 그런지 많이 흔들리는 편이었다. 우리나라 동해 묵호항에서 울릉도 가는 배와 느낌이 비슷했다.

오후 4시에 꼬꽁항에 도착하니 미니트럭 기사들이 저마다 관광객을 태우려고 몸싸움이 치열했다.

1인당 50바트(1350원)이면 미니트럭을 타고 우정의 다리를 넘어 캄보디아~태국 국경까지 갈 수 있었다.

우리 4명이 트럭에서 내리는 순간 운전자가 처음 약속과는 다르게 돈을 더 내라고 한다.

그럴 때는 단호하게 화를 내면 된다. 그래도 안 통할 때에는 돈을 안 준다면서 그냥 앞으로 걸어가면 해결이 된다.

캄보디아 국경을 통과하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단지 서류상으로 기록을 하는 건데 왜 이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1시간 반 정도 지나 겨우 통과 할 수 있었다. 태국 측 볼더까지 통과하고 나니 오후 6시반..

오늘 방콕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80킬로 정도 떨어진 트랏으로 가야하는데 이미 버스가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우리 뒤에 볼더를 통과한 캐나다 여행자들과 같이 타자고 접촉을 하지만 그들은 자기네들끼리 떠나고..

4명이서 800밧(20달러)에 트랏으로 갔다. 협상을 하고 싶었지만 한 사람이 여러 택시를 운영하는 거의 독점이었으므로 불가능했다.

트랏에는 1시간 반 정도가 걸려서 갔다. 도중에 비가 내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쳤다.

트랏에 8시가 넘어서 도착을 했다. 국경도시라 그런지 생각보다 큰 규모였다.

그런데 방콕으로 가는 버스가 밤 11시와 11시 반에 있다는 것이다. 생각 끝에 11시 반 방콕행 버스표(189밧)를 샀다.

이왕 이렇게 늦은 것 버스에서 자면서 숙박비를 접수하기 위해서이다.

3시간 동안 근처 야시장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생각해보니 아침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었다.

노점에서 밥 한끼는 25밧(약700원)이다. 또한 한치 3마리가 10밧(270원)이면 살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한치를 비롯한 안주거리와 맥주를 마련해서 터미널에서 맥주를 마셨다. 이렇게 해도 우리 돈으로 10000원이 넘지 않았다. 정말 태국은 먹거리 천국이다.

밤 11시 반에 버스에 올랐다. 트랏에서 방콕까지는 5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나라 버스와 비교해도 쾌적하고 편안했다. 특히 버스 안내양이 있고, 약간의 과자를 제공하는 것이 특이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이동만 했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나만 빼고 나머지 일해들은 이내 잠이 들었다.

내일 방콕에 도착하면 푹 쉬어야지..

여행은 비록 힘들기는 하지만 그 이후에 쉴 곳이 있기에 즐거운 것이다.

1월 16일(일)

트랏에서 출발한 버스는 새벽 4시 반에 방콕에 도착했다. 좀 더 늦게 가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을 뒤로한 채 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았다. 우리가 내린 동부터미널(에까마이)에서 배낭여행자의 본부인 카오산 로드로(85밧) 왔다.

이미 우리 일행에게 익숙한 한국인 게스트하우스에 갔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들어가지는 못하고 2층에서 자유롭게 책을 보면서 잠깐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오전 8시에 체크인을 하고 곧바로 인터넷 카페로 갔다. 그동안 밀린 여행기를 올리기 위해서인데 방콕을 제외한 지역은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여행기를 올리기가 정말 힘들다.

방콕이라도 한국과 비교하면 인터넷은 느린 편이지만 그나마 쓸만하다.

카오산 로드 곳곳에 여행객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가 있지만 카페마다 속도가 현저하게 차이가 나므로 카오산 로드에 오래 머문 여행자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가는 게 제일 괜찮은 방법이다.

인터넷을 하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가니 나머지 일행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했던 일식 뷔페에 가기로 한 것이다. 앙코르와트 여행 시 함께 했던 진옥이에게 들은 뷔페로서 그 뷔페에 대해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을 정도이다.

방콕에 도착하면 무조건 가기로 해서 오늘 첫 일정은 일식 뷔페로 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한국의 대학로와 비슷한 분위기인 시암스퀘어로 가서 디스커버리센터(크게 EGV라 적혀있음) 2층으로 가면 영어로 일본의 ‘맛있다’라는 뜻인 ‘오이시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된다.

점심은 650밧이지만 세금이 붙어서 765밧을 내면 된다.

가격이 좀 비싸서 망설이기는 했지만 들어가는 순간 탄성을 질렀다. 온갖 회, 초밥, 일식 음식은 물론 갖가지 해산물, 각종 고기가 있었고 생선이나 스테이크를 골라서 요리사에게 주면 즉석에서 조리를 해주었다.

‘아.. 이게 천국이구나...’

내 배의 용량이 생각보다 적은 것을 실망을 해야 할 정도로 먹거리가 많고 정말 맛 있었다.

이미 소문이 퍼졌는지 많은 외국인 관광객, 특히 한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초고추장이 없다는 것인데 현지인 소스와 김치가 있으므로 입맛에 따라 골라서 먹으면 된다.

한마디로 원 없이 먹었다. 특히 초밥과 회를 많이 먹었고, 마지막으로 케익과 과일을 후식삼아서 먹었다.

뷔페에 나오고 월드트레이드센터(월텟)의 나라야 매장으로 갔다. 태국의 유명 메이커인 나라야는 2~3년전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곳 나라야 매장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방, 사진액자, 지갑, 옷걸이등 다양한 제품을 파는데 한마디로 정말 싸다. 이미 한국인들에게 소문이 돌았는지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 매장에서 기념품을 고르고 있었다.

나라야 매장에서 기념품을 산 후 마분콩 센터로 갔다. 가는 도중에 대학로 비스무리한 거리를 걷게 되는데 우리나라 대학로와 풍경이 비슷했다. 예쁜 태국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

마분콩 센터는 저렴하게 물건들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활기찬 분위기이고 나중에 기념품을 사러 가면 딱 좋을 듯 하다.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니 벌써 저녁시간이다.

택시를 타고 카오산 로드로 가서 미얀마행 비행기표와 비자 의뢰를 했다.

한 여행자가 알려준 여행사인데 생각보다 정말 저렴하다.

카오산 메인로드에서 쭉 걸어가다 보면 ‘마르코폴로 게스트하우스’방향을 가르키는 표식이 있을 것이다.

그 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I.B.S'여행사가 있다.

미얀마행 왕복 비행기표가 5500밧... 14만 8500원정도이다. 한국에서 알아봤을 때 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한 가격이다.

또한 이곳 한국인 여행자는 한국인 여행사를 통해서 8500밧에 인천공항으로 가지만 이곳에서는 7000밧(18만 9천원정도)에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할 수 있다.

물론 텍스를 제외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말로 싸다. 혹시 왕복 비행기로 이곳으로 오지 않은 여행자는 꼭 들리면 유용할 것이다.

IBS 여행사에서 미얀마 비자와 왕복 비행기표를 끊었다. 넉넉한 돈이 없는 관계로 결재를 신용카드로 했더니 3%를 더 받는다.

다시 한국인 게스트하우스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고 이곳 주인에게 태국에서 배로 중국으로 입국하는 방법을 물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