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행기 3 (새로운 도전을 위한 고난, 만달레이 05.1.23~25)  

1월 23일(일)

 버스 안에서 잤다 깼다 하면서 만달레이로 향했다. 주영이와 나의 바램은 오직 하나.. 제발 버스가 오전 6시 이전에 만달레이에 도착하지 않는 것이다.

 역시나 이 버스는 어찌나 잘 우리들 마음을 잘 아는지.. 결국 새벽 4시가 되서 만달레이에 도착한다.

 버스 터미널은 만달레이 시내에서 4킬로 정도 떨어져 있어서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까지는 어쩔 수 없이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5달러 이상은 부를 택시는 아예 관심이 없었고, 현지인과 함께 픽업트럭을 이용해서 1인당 500짯에 ad-1 게스트하우스로 갔지만 비싼 방밖에 남지 않아서 로얄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만달레이는 북쪽에 있어서 그런지 새벽에는 추웠다. 이럴 때 비행기 담요가 무척 요긴하게 쓰인다.

 어둡기는 하지만 론니플래닛의 지도를 이용해서 로얄 게스트하우스로 갈 수 있었다. 정말이지 론니플래닛은 여행자의 성경책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

 로얄 게스트하우는 서양인들이 많이 이용하고 시설이 괜찮은 편이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영어가 유창하고 친절하다. 단점은 한국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싱글룸이 1인당 3달러.. 크게 가격도 괜찮은 편이라 OK..

 만달레이에는 많은 불교 유적이 있지만 피곤에 쩔은 우리는 수면이 절실했다.

 주영이와 오후 1시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휴식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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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에 주영이와 만나서 노점상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고 미얀마 북부 도시 밋찌나로 가기 위한 버스편을 알아보러 갔다.

 우리가 밋찌나로 가는 목적은 단 하나.. 흔히 미얀마를 여행하는 여행객은 양곤에서 바간, 만달레이를 여행한 후 인례 호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양곤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여행을 한다. 이런 단순한 여행을 하고 싶지 않기에 외국인들이 거의 가지 않는 미얀마 북부 도시 밋찌나로 향하기로 한 것이다.

 소수민족이 많이 살고 있다는 점도 흥미를 끌만한 요소이다. 아무래도 아무도 가지 않는 여행지에 가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

 여행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버스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물어물어 갈 수 밖에 없다. 영어가 유창한 현지인에게 미얀마어로 터미널 주소를 적어달라고 해서 물어물어 찾아갔다.

 만달레이에서 직접 밋찌나로 가는 버스는 없고 중간 지점에 있는 도시인 밤부나 까따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외국인의 출현에 터미널은 술렁이고..

 매표원은 친절하기는 했지만 밤부행 버스표를 사려는 우리에게 계속 기다리라는 말만 한다.

 기대에 찬 마음으로 1시간 정도를 기다렸건만 돌아오는 대답은 표를 팔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검문소가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외국인을 태우기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밤부까지 배를 타고 갈 수 있지만 선박 오피스가 오후 2시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지금 시각 이미 3시.. 내일 아침에 알아봐야겠다. 밋찌나까지 기차가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 차별 요금으로 25달러나 된다고 한다. 비싼 기차요금을 미얀마정부에 대주면서까지 밋찌나에 가기는 싫다.

 밤에는 기차역 근처에 있는 야시장에 갔다. 한 가게에서 라면을 먹는데 할아버지가 영어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이곳 사람들은 사진기를 가진 외국인이 신기한 모양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난리고 혹시 우리에게 누가 될까 주변 아줌마들이 아이들을 말리는 풍경이다. 우리가 마치 연예인이 된 기분이 들 정도이다.^^

 만달레이에 도착한 것 빼고는 크게 할 일이 없는 하루였다.  

 

1월 24일(월)

 어제 창문을 열고 잔 탓인지 몸에 열이 났다. 아마도 감기가 나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오전 9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주영이와 함께 선착장으로 갔다. 선박 회사 위치를 잘 몰라서 강변에서 자전거 택시를 탔다. 자전거 운전자는 선박회사 위치를 잘 아는 듯 하다.

 선박회사에 가니 배는 이미 새벽 6시에 출발했고 다음 배는 이번주 목요일(27일)에 출발한다고 한다.

 휴.. 3일은 기다리기엔 너무도 긴 시간이다.. 결국은 포기..

 아까 이용한 자전거 운전자가 우리를 까따행 버스가 출발하는 터미널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어제 밤부행 버스를 거부당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역시나.. 거부당했다. 이거 몸 상태가 좋지 않는데 아침부터 스트레스 받네..

 이렇게 계속 일이 안 풀리다 보니 미얀마 여행 자체가 싫어졌다. 모든 걸 포기하고 바간을 거쳐 양곤으로 간 후 어서 미얀마를 떠나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자전거 택시 운전자는 우리에게 친지역(chin state) 수도인 하카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하며 안내해준다고 한다.

 친지역은 음.. 머랄까.. 모든 여행정보를 담고 있는 론니플래닛 조차도 정보를 싣고 있지 않는 지역이다.

 친지역 수도인 하카는 여행을 했다는 보고가 전혀 없다. 자연히 이 지역에 대한 정보는 없다시피 하다.

 사실 밋찌나 보다 하카를 더 끌렸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지역은 최근까지도 무장투쟁을 했던 곳으로 미얀마 정부가 강력하게 통제를 하는 지역이다. 때문에 외국인 여행자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 하다고 한다.

 하카행 버스?

 계속되는 거부로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전거 운전자를 따라 하카행 버스 오피스로 갔다.

 하카행 버스는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오피스에 가니 하카까지 7000짯이라고 하고 출발은 2일 뒤인 26일 오전 7시 30분이라고 알려준다,

 머야? 외국인이 갈 수 있는 거야? 어떻게 된 거지? 눈치를 보아하니 오피스 직원은 외국인을 처음 보는 듯 했다.

 그런데 주영이는 이미 만달레이에 지쳤는지 2일 동안 기다리는 건 무리라며 오늘 바간으로 간다고 한다.

 나 역시 몸 상태도 안 좋고 솔직히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었다.

 일단 표를 안사고 오피스를 나왔다.

 주영이는 바간으로 가는 버스편을 현지 사람들에게 알아보고 있을 때 난 갈등에 휩쌓였다.

 어떻게 하지.. 마음 같아서는 이곳 만달레이를 빨리 떠나고 싶은데 나의 본능이 그러기를 거부 했다.

 마치 하카로 꼭 가보라는 것처럼 여행자의 본능이 나를 붙들어 매고 있었다.

 어쩌지도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대학교 1학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렇게 두 가지 선택으로 팽팽히 맞설 때는 대학교 1학년 때인 7년 전에 한번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의 인생에 첫 여행이었던 자전거 전국일주를 막 시작할 때이다. 춘천에서 자전거를 끌고 의기양양하게 출발을 했던 난 원창고개라는 난관을 만났다.

 햇볕이 따갑기만 하던 8월.. 땀을 뻘뻘 흘리며 1시간 반에 걸쳐 겨우 원창고개 정상에 올랐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저 멀리 바라다 보이는 춘천을 바라보며 난 갈등에 휩쌓였다. 지금이라도 춘천으로 내려가서 남은 방학을 편하게 게임이나 하면서 지내느냐.. 아니면 원주쪽으로 내려가 빡세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여행을 시작하느냐..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난 과감하게 자전거를 원주쪽을 향해 내달렸다. 그게 나의 인생의 첫 여행이었고 그때의 경험으로 여행의 매력을 알게 되었으며 나아가 지금의 여행을 하게 된 짧지만 아주 중요한 선택이다.

 피식..

 그래 일단 저지르고 보자.

 다시 오피스로 들어가 하카행 버스표를 샀다. 2일을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이 있지만 새로운 세계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강했다.

 보아하니 내가 이렇게 하카로 가는 버스표를 살 수 있는 것도 흔치 않은 행운인 것 같다. 워낙 외국인들이 접근 하지 않고.. 아니 접근을 포기하는 지역이기에 틈이 생긴 듯 하다.

 친지역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기는 하지만 오히려 미지에 세계에 대한 궁굼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여기서 하카로 가는 것을 포기한다면 앞으로 계속 후회할 듯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서 주영이와 헤어지네.. 미얀마 여행을 여지껏 같이 했지만 여행자는 길이 다르면 언제든지 헤어지는 법.

 다시 로열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쉬었다. 아무래도 몸 상태가 안 좋기 때문이다.

 내가 돌아 온지 얼마 안되어 주영이가 호텔에 왔다. 거기서 새로운 일본인 여행자를 동료로 만들어 같이 바간으로 떠났다.

 내일 하루 푹 쉬어서 몸 상태를 정상으로 만들어야겠다. 만달레이 관람이고 머고 지금은 지친 심신을 달래야만 했다.

 

1월 25일(화)

 만달레이에 머문지 3일째가 되지만 만달레이의 명소를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역시나 몸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호텔에서 쉬기만 했다.

 저녁때가 되서야 근처 식당에서 맥주를 곁들여 볶음밥을 먹었다.

 과연 무사히 하카까지 갈 수 있을까?

 사실 표를 사기는 했지만 내일 버스를 탈 때 거부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부당했을 때의 계획도 세워야만 했다. 버스를 탔다고 해도 수많은 검문소가 나를 기다릴텐데.. 과연 어떤 운명이 나를 기다릴까?

 하지만 난 믿는다. 여행을 하면 언제나 나와 함께했던 이쁜 행운의 여신이 항상 날 지켜준 다는 것을..

 일단 몸 상태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 더 급한 하루였다.

 ‘이렇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하카를 왜 가야 하지?’

 대답은 하나다. 바로 전 세계 여행자들의 성경책이라 불리고 가장 정확하기로 인정받는 론니플래닛에 도전을 하고 싶어서이다.

 론니플래닛 미얀마편에는 다른 지역의 정보는 다 적혀있어도 친스테이트 지역만큼은 정보가 없다. 친스테이트에 대해 오직 반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여행자들은 여행이 불가능 하다고 쓰여 있다.

 그 불가능하다는 지역을 한번 뚫어보고 싶다. 머 혼자만의 상상일 수도 있겠지만 론니와 시합한번 하고자 한다.

 로얄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친절한 직원과 함께

 바나나 가게에는 바나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시장한가운데는 흰코리끼상이 있다.

  시장에서 만난 귀여운 아이

  만달레이의 뒷골목.. 대부분의 길이 비포장도로이다.

  절대적인 차량부족으로 사람들은 이렇게 차에 매달려서 가기도 한다.

  야시장에서 나와 대화를 한 노인.. 모처럼만에 즐거운 대화를 했다.

  미얀마 사람들은 때묻지 않고 순박하다.

  외국인인 나와 주영이가 오자 많은 사람들이 흥미있는 눈빛으로 우리를 보았다. 특히 카메라에 관심을 가졌다.

미얀마 여인에게 한국의 미남과 사진을 찍을 기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