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연맹과 함께한 백두산, 제주도, 영남대로 탐사가 끝나고 나서 심신은 많이 지쳐있었다. 그러나 1월 25일에 모든 행사가 끝나고 26일에 하루쉰 후 27일에 곧바로 배를 타기 위해 목포로 향했다.

 이대로 방학을 끝내기에는 1달이라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티벳 여행은 보통 여행자들이 보기에는 다소 무모한 여행이었다. 한국인은 통과한 기록이 없는 쿤밍~라싸구간을 여행하기 위해서 이다. 비록 중국어는 거의 못하지만 작년 여름에도 다들 어렵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던 라싸~성도 구간을 통과하지 않았던가..

 어떠한 것이든지 일단은 도전을 해봐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한 구간이다. 상해에서 춘절 열풍 때문에 3일을 발이 묶였고.. 상해에서 쿤밍까지의 55시간의 잉쭈어(딱딱한의자) 기차여행은 나의 인내력의 한계를 레벨 업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쿤밍에서 티벳쪽으로 올라오면서 무엇보다도 정보수집에 열중을 했다. 한 사람의 말만 듣는게 아니라 여러 경로와 루트의정보를 수집했다. 처음에는 비관적이던 정보다 점점 긍정적으로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힘들고 체력이 많이 소비되는 여행이지만 그만큼 더 많은 추억과 희열이 날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여행은 그냥 여행이라기 보다는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행기를 읽는 이들... 그럼 지금부터 나의 롤플레잉 게임으로 빠져보길 바란다.

 티벳 여행기 1(설레이는 여행의 시작)춘천~목포~상해  

 25일 아이들과 함께한 영남대로 탐사가 끝나고 방학전 부터 계획을 했던 티벳 탐사 준비를 위한 시간은 오직 26일 하루였다. 26일 하루동안에 여행준비를 하면서 계속해서 점검을 반복했고, 몇가지 물건(세면백, 시계)을 제외하고는 다 준비가 되었다.

  이날은 밤을 센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왜냐하면 목포에서 상해로 출발하는 배를 탈려면 새벽 6시에 기차를 타야되기 때문이다.

 새벽 6시 19분 남춘천에서 기차를 타서 8시가 조금 넘어서 청량리에 도착을 했다. 청량리에서 서울역으로 가서 서울역의 우리은행에서 이번 여행을 위한 경비를 인출했고, 환전할 틈새도 없이 10시경에 목포행 무궁화호 기차를 탔다.

 오후 3시 30분 목포에 도착을 하니까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고 바람도 세게 불었다. 혹시 배가 출항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걱정속에서 택시를 잡을때 갑자기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아는척을 한다 '학생도 중국으로 가남?' 그 할아버지도 중국으로 가는 배를 타신다. 둘은 같이 택시를 타고 여객선 터미널로 갔다. 물론 요금은 할아버지께서..

 이번 여행도 초반부터 공짜거리가 생기는 것을 보니 이번 행 역시 예감이 나쁘지만은 않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환전을 하고 목포~상해 구간 왕복표를 샀는데.. 정말로 10만원이 나오는 것이다. 이건 인천~제주 구간의 요금과 비슷한 요금이다. 2월 28일까지 학생은 왕복 10만원에 해준다고 하니 놓치지 말고 꼭 이용해 보길 바란다.

 설날이 코앞에 다가와서 그런지 승객은 거의 없었다. 덕분에 4인실을 혼자서 독차지 할수 있었다. 목포~상해구간 배는 러시아소속의 배로서 객실마다 샤워실과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시설도 괜찮은 편이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건 레스토랑이다. 반찬을 마음껏 먹을수 있으면서 값은 저렴하다.. 이날 된장국과 4가지 정도의 반찬을 먹었는데 4000원 밖에 안하는 것이다.

 배를 타면서 4명의 한국사람이랑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역시 여행은 사람의 마음의 문을 여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어제 밤을 샌 관계로 일찍 잘려고 했는데 4~6미터나 되는 파도는 가끔 깜짝놀랄정도로 배에 타격을 주어서 잠이 쉽게 오지 않았다. 결국.. 이날도 깊게 잠들지 못했다.

 1월 28일(화)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미처 아침을 먹지 못했다. 이날 아침은 레스토랑에서 미역국이 나왔다고 하는데 불과 3000원 밖에 하지 않았다.

 배가 도착할때까지 배에서 사귀게된 형이랑 같이 했다. 그형은 나이가 32살로서 영농 후계자 이다. 시골에 산다고 하면 웬지 문명에 뒤쳐지고 여행이랑은 거리가 멀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 형은 대학원을 다니고 농한기를 맞이해서 여행을 떠나는 멋쟁이 농부이다.

 형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했다. 형한테서 농촌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고, 난 형한테 다양한 여행형태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다.

 배에서의 점심은 낙지볶음이 나왔다. 가격은 5000원인데 형이 기꺼이 사주셨다.^^
그럭저럭 배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5시가 넘었고 상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느 항구처럼 육지만 나타나면 선착하는게 아니라 상해와 같은 경우는 양쯔강을 좀더 거슬러 올라가야만 했다. 덕분에 양쯔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상해시의 전경을 구경할 수가 있었다.

 부두에 정박하고 배에서 내릴려는 순간 세관원들이 배에서 내리기 위한 도장을 안찍어준다. 이유는 중국사람을 먼저 내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미 여러번 겪어본 경험이라 태평하게 기다렸지만 다른 한국인들은 짜증을 내고 이었다.

 결국 1시간넘게 세관원의 꼬장이 지속된 후 겨우 내릴 수 있었다.

 배에서 내리자 중국 특유의 냄새가 나의 코를 강타 했다. 예전에 처음 이 냄새를 맡았을때는 좀 불쾌했지만 이제는 상쾌하게 느껴진다. 7개월 사이에 중국이 3번째이다.. 중문학이랑 관계없는 학생중에서 이렇게 자주 드나드는 대학생도 드물 것이다.

 이번에는 어떤 일과 모험이 날 기다릴까? 언제나 그렇듯이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여행은 시작되었다.

목포에서 처음 출발할 때의 모습

 배에서 바라본 상하이의 모습

 배에서 넓은 상하이를 배경으로

 티벳 여행기 2(이번 여행의 첫 관문)상주, 항주 

 이번 여행에 있어서 초반에 극복해야될 위기가 2개라고 설정을 해놓았다. 첫째는 비교적 작은것으로서 상해에서 쿤밍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절 기간이기 때문에 기차표 구하기가 정말로 힘들다고 한다. 까닥 잘못하다가는 며칠이고 상해에 묶여버리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두번째 극복해야될 위기는 바로 윈난성 더친에서 마캄으로 들어가는 루트이다. 다들 이 루트에서 윈난성에서 티벳으로 들어가는것을 포기하고 중띠엔으로 돌아가서 비행기를 타고 라싸로 들어온다고 한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을때에도 다들 무모하고 힘들거라고만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것이 공통점이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조금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이중에서 아는 분도 있겠지만 난 작년에 라싸~성도 구간을 통과한 몇 안되는 외국인중에 하나가 아닌가!!(자신만만..^^) 라싸의 야크호텔에 있을때 나와 같은 방을 썼던 베이찡 대학생 첸셍이 작년 2월에 쿤밍~더친~마캄~라싸 구간을 통과를 했다. 그에게 어렴풋이 들은 정보들이 지금은 아주 고급정보로 나에게 쓰여지게 될 것이다.

 또 동티벳을 여행을 하다가 파소부근에서 프랑스 여행자 2명이랑 마주쳤다. 그들 역시 쿤밍에서 출발해서 라싸로 가던 길이었고, 산을 우회해서 더친~마캄 구간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한다.

 음.. 사설이 너무 길었고, 먼저 첫번째 관문을 넘어야 했던 난 배에서 내리자 마자  해야할 것이 바로 쿤밍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는것이다. 일단 목포에서 처음 만났던 할아버지와 다시 택시를 같이 타고 상해역으로 갔다.(택시비 20위엔 절약)

 역에서 알아본 결과는 절망 그 자체 였다. 이미 오늘과 내일표는 다 동이 났고, 모레 저녁 11시43분 차 표를 간당간당하게 구할 수 있었다.(다시 생각해보면 그 표라도 구한게 천만 다행) 상해~쿤밍구간의 잉쮜(딱딱한 의자) 열차는 278위엔이고(편한 침대차는 700이 넘어감) 시간은 무려 55시간... 저번 여름에 성도에서 출발해서 청도까지 가는 구간을 넘는 시간이다.. 일단.. 죽었다고 생각하고..

 표를 샀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2일을 지체하는게 억울했다. 그래서 일단 기차를 탄 다음에 기차안에서 표를 바꿔서 가는 방법을 시도했지만 이미 가까운 항주마저 다 동이 난 상태이다. 중국의 춘절의 열풍은 무섭다고 느껴졌다.(어서 지나가길..)

 일단 2일은 알차게 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 난 것이 상해 근처의 항주, 소주로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피시방을 찾아야만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피시방은 근처에 전혀 보이지 않는것이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편의점은 정말 많은데 피시방은 아예 안 보이는것이다. 요즘에 단속이 많이 심해져서 그런가?

 밤 12시.. 여기서 선택을 해야 했다. 첫째는 일단 상해 숙소가 비싸더라도 들어가서 잔다.. 둘째는 피시방을 찾아 끝까지 헤멘다.

 결국에는 두번째를 택했다. 1시간을 더 헤메서 결국에는 피시방을 찾아냈다. 인테넛을 통해서 정보를 얻으면서 또 두가지 딜레마에 빠졌다.

 첫째는 첫날 항주를 보고 둘째날 소주를 본후 밤에 상해에 도착해서 쿤밍으로 가는 기차를 타는것. 둘째는 항주를 넉넉하게 보는것,셋째는 소주를 넉넉하게 보는 것

 비용면과 내용면에서 두번째를 택했다. 중국의 피시방은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다. 덕분에 덜덜떨면서 아침 6시 30분까지 새우잠을 잤다.
 

 1월 29일(수)

 아침 6시반에 일어나서 피시방비 10위엔을 지불했다. 만약에 여관에서 잤으면 이것보다 최소 7배이상은 더 나왔겠지..^^ 이럴때 몸은 피곤하지만 뿌듯함이 절로 느껴진다.

 어제 봐두었던 상해역 옆의 버스 터미널로 가서 항주행 버스표를 샀다. 원래 45위엔인데 춘절기간이라 60위엔에 표를 사야만 했다. 기차로 타면 30~40이면 갈 수 있는걸 알고 있었지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8;00차를 탔다.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전날 거의 밤을 샌 영향이다. 버스에서 잠을 깨고 나니 이미 항주였다. 잠결에 버스에서 내렸는데 그만 항주 외곽에 잘못 내리고 말았던 것이다. 일단 근처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기차역으로가는 버스를 찾았다. 춘절이니 만큼 먼저 상해행 기차표를 구하는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1.5위엔)장정도 가니 기차역이 나왔다. 그런데 훠쳐장(기차역)이라는 글씨 옆에 동짜가 써있는 것이다. 알고보니 항주역은 본역과 동역으로 나누어 지는데 난 동역으로 온 것이다. 일단 그런거는 상관 안하고 내일 14시 37분 상해행 표를 구했다. 요금은 38위엔이다.

 기차표를 산뒤 역앞에 있는 광관지도를 보면서 오늘 관광할곳을 구상해 보았다. 일단 항주의 명소인 영은사를 가기 위해서는 항주역(본역)으로 가야만 했다. K517차를 타고 항주 본역으로 가서 시내관광지도(2위엔)을 산 후 곧바로 K7버스(2위엔)를 타고 종점에 있는 영은사(입장료 20위엔)다. 영은사는 동진시대에 인도의 승려 혜리가 창건했다고 하며 중국 선종의 성지로서 유명하다. 영은사는 영은사,비래봉과 함께 있으며 주변은 아름다운 나무들로 둘러 쌓여있다.

 영은사 절로 들어갈려고 하니까 15위엔을 더 내야만 했다. 일단.. 여기까지 온 이상 순순히 내주고 들어갔다. 절안에 들어가니까 큰 불상과 대웅전이 보이지만 아무래도 인터넷으로 본 자료로는 부족했다.

 대충 보고 나갈려는 순간 반가운 소리... 바로 가이드가 한국어로 설명하는 소리이다. 이 어찌나 반가운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자세히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을 했다.

 영은사에 처음 들어가면 대웅보전이 웅장한 모습을 나타낸다. 높이는 33.6m인데 높이를 이렇게 설정한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 황제가 자는 건물이 33.7m인데 그것보다 큰 건물에 부처를 모셔서는 안된다는 논리이다. 그래서 0.1m 작게 만들것이다. 중국황제의 권력이 사람들이 모시는 신을 넘어설 만큼 웅장했다는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대웅보전 안에 들어가면 19.6m의 석가모니가 모셔져 있는데 중국에서 가장 큰 목조 불상이라고 한다. 귀크기만 해도 1.3m이고 순금 86냥으로 도금을 했다고 한다.

 물론 웅장하다고도 느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우리나라 불쌍은 20~30대인데 반해 여기 불상은 40대 아저씨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불상의 머리카락은 파란색인데 그것은 지혜를 상징하는것 이라고 한다.

 대웅전 뒷편에는 20m*20m 크기의 순 점토로만 만든 조소작품과 그 속에 어우러지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있다.
관음보살은 우리나라에서는 관세음보살이라고 불리는데 중국에서도 관세음보살이라고 불리다가 당나라때 관음보살로 명칭이 변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당태종의 이름이 이세민인데 가운데 세자와 관세음보살의 세자와 같아서 관세음보살의 세를 뺐다고 한다.

 또 한가지.. 지장보살은 우리나라 지장왕이라고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비래봉은 72개의 동굴에 330여개의 불상이 새겨져 있고 5대16국에서 송나라 시대때 주로 만들어졌다고 한데.. 예전의 둔황석굴을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잠시 같이 했던 한국인들과 작별을 하고 k7(2위안) 버스를 타고 악비묘로 갔다. 악비는 송나라때의 명장으로서 금나라의 침략에 맞서 싸운 명장이었지만 간신들의 모함을 받아 처형 당했다. 마치 우리나라 조선시대 남이장군과 같은 분이다.

 이곳은 외국인보다 중국인들이 주로 가는데 신기하게 군기가 버쩍들은 신병들이 있었다. 이들은 무리지어 다니면서 칼같은 줄과 발을 맞추며 다니는데 아무래도 악비묘가 안보교육장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악비묘보다 신병들의 표정을 재미있게 보았다. 이제 갓 사회에 나온듯한 앳된 얼굴과 항상 긴장되는 표정 또한 군기가 든 표정은 우리나라 신병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비무덤 앞에서는 신병들이 모두 한사람씩 기념촬영을 하는데 군기가 들었던 신병들도 이때만큼은 각자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잠시나마 자기 표현을 한다. 역시 중국에도 자기 PR에 강한 N세대가 있다는 생각에 피식 웃었다.

 악비묘를 보고 버스를 타고 동물원 방향으로 갔다. 근데 잔돈이 없는것이다. 운전사도 잔돈이 없다고 한다. 5위엔 지펴를 들고서 아무리 기다려도 승객이 새로 타지 않기에 얼떨결에 동물원을 지나 종점까지 갔다. 종점에서 5위엔을 1위엔짜리로 바꾸고 다시 버스를 타면서 2위엔을 냈다.

 버스가 출발할려고 할때 기사가 2위엔을 더내라고 한다. 그렇지만 시간 버린것도 아까운데 2위엔을 절대 내기 싫었다. 무엇보다도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절대 돈을 안내는게 내 성격이 아닌가..

 ' 난 당신말 못 알아 듣겠다... 난 2위엔 냈다'라는 제스쳐를 몇번 쓰니 돈을 더 내라는 기사도 그만 웃으며 포기한다.
물론 2위엔을 아낀게 대수는 아니지만 앞으로 여행하면서 그렇게 노력하면서 아낀 2위엔의 가치를 더욱더 빛나게 하기 위해서라도 절약하면서 다닐 것이다.

 다시 동물원에 가니 입장료가 15위엔이다. 잠시 고민을 했다. 특이한 동물도 없는거 같은데.. 결국 나중에 500원정도 내고 서울 대공원이나 구경하자는 합리적인 생각으로 그냥 나왔다.

 마지막 코스로 '육화탑'으로 갔다. 육화탑(15위엔)은 동물원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있다. 목조 건물로서 서안에서본 대안탑과 비슷한 느낌이다.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려면 10위엔을 추가로 내야하는데 들어가지는 않았다.

 육화탑에서 여행중인 한국인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과 잠시 이야기를 하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왔다.

 하루종일 무거운 배낭을 지고 걷느라 지쳤고 무엇보다 며칠동안 제대로 잠을 못잤기 때문에 정말 피곤했다.

 시내를 헤메면서 여관을 알아보니 다들 비싼값만 부른다. 한번은 YMCA초대소에 35위엔짜리 방을 얻을 수 있었는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난 돈이 50위엔 밖에 없으니 봐주라는 식으로 이야기 했지만 허사였다.

 평소에 삐끼를 싫어하던 나도 오늘은 삐끼를 이용하기로 했다. 어짜피 삐끼는 자기들이 아쉬워서 역까지 나온게 아닌가..

 먼저 항주역으로 가서 앞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일부러 삐끼에게 걸렸다. 결과는 40위엔.. 항주치고는 아주 저렴한 금액이다.

 여관까지 차를 태워주었다. 물론 시설을 열악하지만 그런건 상관하지 않는다. 이 여관은 마음에 드는게 바로 같은 건물 같은 층에 피시방과 오락실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 이상적이다.

 대충 짐을 풀고 피시방에서 여행기를 썼다.

 이제 여행시작 3일째인데 이렇게 이야기거리가 많은 줄이야.. 역시 여행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번 여행에서는 여행지에서의 낯선 모습과 에피소드를 주로 적었다면 이번 여행기에서는 실제적인 유래와 명칭 그리고 사는 사람들의 문화를 고찰하는 방향으로 쓰고자 한다.

 내일 밤이면 55시간의 지옥차에 타게 된다. 물론 미리 침낭을 준비했기는 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정말로 막막하다. 다음 여행기는 쿤밍에서 쓰겠다.

 실내장식이 특이한 K7 버스안의 모습

 항저우에서 유명한 영은사 입구

 영은사 대웅전의 모습.. 정말로 큰 건물이다.

송나라때의 명장으로 조선시대의 남이장군과 유사한 인생을 산 악비

 악비를 모함한 간신들의 모습.. 아무리 한시대를 풍미한 세력가라도 역사의 평가는 가혹하다.

 항저우를 감싸는 서호에서.. 마치 산수화에서 보는 듯한 풍경들이었다. 

 티벳 여행기 3(지옥의 기차와 55시간)상해~쿤밍

 이제 설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쯤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국민들은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기 위해 귀성전쟁을 펼치고 있겠지..

 대한민국의 건아인 난 낯선 중국 항저우에서 그저 고향의 하늘을 쳐다보는게 전부일 뿐이다.

 그러한 서글픔도 잠시 접어두고 오전 10시에 또 한번의 작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서야만 했다. 기차는 2시 30분 정도에 떠나는데 그동안 항저우에서 유명한 '서호'를 볼 것인가? 아니면 지난 여름날의 여행기를 정리할 것인가.. 원래대로라면 서호를 보겠지만 이미 어제 버스를 타면서 대충은 보았고, 티벳의 호수와 비교할때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날씨가 흐린 관계로 잘 보이지도 않을거 같았다.

 결국에는 여관 바로옆의 피시방에서 지난 여름날 정리하지 못했던 여행기를 정리 했다.

 1시가 다 되어서 '동항저우역'으로 갔다. 슬슬 배가 고파서 어제 항저우역앞의 식당처럼 식판 가지고 반찬을 고르면 반찬 갯수만큼 계산해주는 식당을 찾았다. 동항저우역에도 그런 식당이 의외로 많았다. 계란 후라이가 있는 식당을 골라서 6위엔(900원)에 아주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2시 30분 기차시간이 다 되어서 상해로 가는 기차를 탔다. 기차는 2시간만에 상해역에 닿았다.
이제 여기서 부터가 문제이다. 밤 11시 57분까지 머하고 떼운담...

 일단 짐을 역앞의 '짐보관소'에 맡기고 상해시를 무작정 걸어보기로 했다.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무작정 걷는것은 어떻게 보면 체계적인 여행과는 거리가 멀수도 있지만 그 도시의 분위기를 대략은 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만이 그 도시의 이미지를 좌우하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상하이의 뒷골목은 어둡기 짝이 없다. 흐린날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 이다. 다 쓰러져가는 집에 수 많은 거지들.. 국제 도시라는 뒷편에는 이렇게 삶의 애환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시내를 대략 둘러보고 나서 역앞에 있는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55시간동안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대략적인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준비래 봤자 먹을게 전부이지만..

 백화점에서 우선 한국의 대표적인 라면인 '신라면' 봉지라면 5개와 컵라면 1개를 샀다. 봉지라면은 2.7위엔으로 중국전국에서 가장 싼 가격으로 추측이 된다.(상하이에 신라면 공장이 있어서 그런듯) 그 밖에 과자와 음료수를 샀다.

 55시간의 기차는 그야말로 비장한 각오로 타야했다. 지난번 성도~청도 구간의 40시간의 악몽이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날씨도 덥고, 자리는 서로 뺏고 빼앗기는 분위기에... 암튼 모든게 최악이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호화 음식점(맥도널드)에서 빅맥세트를 19위엔에 배불리 먹어다.

 상해역 오른편에 보면 'SOFT...'라고 하는 영어 표시가 되어있는 구역이 있다. 처음에는 먼가 어리둥절 했지만 순간.. 스쳐가는 직감..

 여권과 함께 오늘 기차표를 보여주었다. 역시.. 여기는 외국인 전용 대기소였다. 바로 옆의 시장터와 같은 대기소와 달리 여기는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다른 외국인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와 발을 싯었다. 다 싯고 부드러운 소파에 몸을 의지하자..'이바이파쓰이 처(181차)...'라는 방송이 나온다.. 열차가 출발할려면 1시간이 남았지만 외국인에게 먼저 기차를 타게 하는 배려인 모양이다.

 드디어 악몽의 기차여행이 시작되는군.. 그런데 저번 성도~청도 구간보다 낳은 것은 기차가 '신공조~'라고 하는 그나마 신식 기차인 것이다. 자리구분도 확실하고 무엇보다 의자에 쿠션이 있었다. 어쩐지.. 278위엔은 좀 비싸더라..

 3번차 30번 의자는 운 좋게도 창가쪽이었다. 항상 기차나 버스를 타면 주위 사람들이 내가 한국인이라는것을 알아차린 후로는 기차안의 모든 시선이 나를 향하게 된다. 이번에는 그러한 시선이 귀찮았다. 사람을 꺼리기 보다는 나의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몸살기운이 보이기 시작했고, 머리에서는 열이 나고.. 허리도 조금 쑤시고.. 아무튼 모든게 최악인 기분이었다.

 11시 57분 드디어 지옥의 기차가 출발했다.

 1월 31일(금)

 난 이 기차에서 무려 3일을 자야만 한다... 때문에 이때는 기억이 남는게 없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기차를 탈 뿐이었다. 상해에서 출발할때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모든게 최악이었다. 몸상태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차안이 비좁았기 때문이다.

 아점(아침겸 점심)은 어제 백화점에서 산 신라면 뽀글이(봉지라면채로 물만 부어서 먹는것)을 먹었다. 캬~ 옛날 군대시절 생각이 났다. 추운 새벽 근무가 끝나고 나서 먹던 추억의 뽀글이.. 그때는 콩라면이었지만 지금은 신라면으로 바뀌었다. 옆에서 중국인들이 이상한 눈치로 날 보지만 그런건 이제 상관 않는다.

 기차는 계속 달리고 있었고.. 12시가 넘자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었다. 차라리 침대표랑 바꿔서 편하게 갈까? 그렇지만 그럴경우에는 상해~쿤밍구간의 모든 침대차 요금을 적용해야 하기때문에 여태까지 버틴게 아까웠다. 일단 참기로 했다.
17시.. 기차를 탄지 17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주위 사람들이 내가 한국인임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들과 이야기하는건 지금상태에서는 너무 피곤해서 일부러 자는척 했다.

 18시.. 기차안에서 파는 밥(10위안)이랑 신라면 뽀글이랑 같이 먹었다. 배라도 든든히 채워야지..

 22시.. 기차를 탄지 22시간째.. 그나마 상해에서의 숫자보다는 많이 줄어 있었고 주위 사람들도 새로운 인물로 물갈이 되고 있었다. 상해~쿤밍 구간은 나를 제외하고는 한번에 다이렉트로 가는 이는 없나 보다.

 23시..상해에서 부터 아직 내리지도 않고 유일하게 나랑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아줌마가 정말 짜증나게 한다. 그 좁은 자리에서 어제부터 발을 쭉 펼려고 내 의자쪽으로 발을 내미는게 아닌가..(중국의 의자는 마주보게 되어 있음)

 모든 걸 포기하고 그냥 잤다. 오늘이 설날이라고 하는데.. 난 그저 하루종일 기차안에서 보냈을 뿐이다.

 2월 1일(토)  

 2월의 시작을 기차에서 보내고 있다. 그마나 한국에서 출발할때 챙긴 침낭이 요긴하게 쓰인다.

 새벽 6시... 이제 30시간.. 55시간에서 꺽어지기는 했지만 그냥 모든게 막막했다. 그런데 광서족자치구에 이르러서 온통 산악지대 이다. 때문에 기차는 느리게 갔다. 하지만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이국적이라서 그런대로 시간을 떼울 수 있었다.
오전 11시.. 역시 신라면 뽀글이로 아점을 떼웠다.

 오후 2시.. 상해에서부터 쭉뻗은 다리로 날 괴롭힌 아줌마가 사탕과 초콜릿을 주며 유화 제스쳐를 취한다. 웃으면서 먹기는 했지만 중국산 초컬릿에 설탕 덩어리가 그냥 씹힌다.

 오후 5시.. 기차안에 눈에 뛰게 사람이 줄어들었다. 6명의 앉는 마주보는 의자에 이제 4명이 있을 뿐이다.

 오후 7시 앉아있는게 지겨워서 CD플레이어를 기차칸 사이에서 듣고 있을때 아줌마가 날 찾으로 온 모양이다. 내가 오래 자리를 비우니까 걱정되었나? 알고보니 곧있으면 구이양에 도착하는데 인사라도 할려고 그런 모양이었다. 하긴.. 몇십시간을 함께하며 정이 들었지.. 구이양에 다다르자 대다수의 사람이 빠져나갔다. 그 아줌마도(나이는 알수 없음.. 액면가보고 판단했음) 이제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겠다.

 일단 세면을 먼저 했고 밀린 빨래(양말 2개)도 했다. 아직 11시간 기차를 더 타야하지만 상해에서 처음 출발할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국이다.

 화장실의 일은 도저히 볼 수 없었다. 그 좁은 칸에 여러사람이 흘린 '변?'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냥 작은거 볼때만 들렸다.

 이제 다리 쭉 뻗고 잠 들  수 있었다.

 2월 2일(일) 

 새벽 6시 옆 의자에서 자고 있던 이민족? 할아버지가 날 깨웠다. 이제 도착할 시간이 거의 다 되었데나.. 자고 있는 사이라 아쉽기도 하지만 드디어 55시간의 기차여행이 끝난다는 기쁨이 더 컸다.

 처음 출발할때 감기기운과 몸살기운이 있었는데 최악의 상황을 맞아서 다 낳아 버렸다. 내 신체에 이상이 있는건가? 컨디션도 최악이었는데 오히려 업데고.. 머 일단 나쁜건 아니니까..

 새벽 6시 50분 드디어 쿤밍에 도착했다..(다음편 계속^^)

55시간이라는 괴로운 기차여행이라서..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다.

 티벳 여행기 4(나의 여행은 롤플레잉 게임)쿤밍 

 새벽 6시50분쯤에 쿤밍역에서 내리고 나서 제일 먼저 해야할것은 바로 쿤밍~다리간 기차표 예매였다. 비수기에는 기차를 거의 타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금은 춘절이 아닌가..

 역시.. 예상대로 내일 다리로 가는 기차표는 없었다. 춘절의 후폭풍을 상해에서부터 계속 맞고 있는 것이다.
후폭풍은 무엇인가? 음.. 일단 대략 설명을 하면 핵무기가 폭팔하면 폭팔하는 순간도 무섭지만 잠시 뒤에 있을 후폭풍(핵폭풍)이 많은 인명을 살상하게 하고 방사능을 오염 시키는 것이다.

 상해에서부터 춘절이라는 큰 폭팔과 함께 그 여파인 후폭풍을 계속 맞는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러한 표현을 썼다.
쿤밍은 관광의 도시이지만 오래있을 생각은 없다. 무엇보다도 티벳으로 들어가는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내일 1개씩만 볼려고 했다. 오늘은 석림.. 내일은 민족촌으로 기차안에서 이미 결정했다.

 다리로의 기차는 포기하고 바로 석림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20위안에 8시 10분차.. 지금이 7시니까 1시간조금 넘게 남은 것이다.

 쿤밍역에서 큰길로 가다가 처음 맞는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잠깐만 가면 '삼원삔관'이 보일것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곳으로서 숙박비가 매우 저렴하다.

 비록 춘절이지만 숙박업소는 파리만 날리고 있나보다.. 숙박비는 도미토리가 15위안이고 3인실 이지만 거의 독방이나 마찬가지 이다. 무엇보다 잠시 숙박 현황을 봤는데 내가 있는 3층에는 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도미토리에 배낭을 던져 놓고 석림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갔다. 기차는 하루에 한번밖에 없다고 알려져서.. 이 기차를 절대 놓치면 안된다.

 기차 번호는 3호차 30번 좌석.. 이건 상해~쿤밍간 기차와 같은 번호 좌석이다. 이런 우연도 만나기 정말 힘든데.. 3이라는 숫자가 행운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림으로가는 기차는 매우 쾌적했다. 내 앞뒤로는 소수민족으로 보이는 젊은 아줌마와 꼬마 여자애 2명이 앉았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아줌마(나보다 어린것 같은데)가 주시후레쉬껌(한국꺼랑 똑 같음)이랑 과자를 많이 주어서 친해질 수 있었다.

 석림은 220만년전까지만 해도 바다였다고 한다. 그러한것이 70만년이 되자 육지가 되었고 그때부터 풍화와 침식이 반복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허접한 영어실력으로 해석한 것임^^;;)

 석림역에는 1시간 30분정도가 되어서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한국인 4명과 서양인 1명이랑 섞여서 1위안에 석림입구까지 갈 수 있었다.

 석림입구에서 일단 매표소 있는데로 가봤다... 입장료 80위안(12000원) 학생할인도 55위안(8250원).. 일단 공짜로 들어갈 값어치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림은 인공적인 공원이 아니라 넓은 지대에 매표소만 만들었을 뿐이다. 그러한 공원에는 반드시 틈이 있는법.. 아무리 중국정부가 돈에 눈이 멀었다고 해도 주변 시니족 마을사람들의 통행을 아예 막으면서 담을 쌓을리는 없을 것이다.

 일단 바로 옆의 중국공상은행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으로 들어가니 마을 길이 나타나는데.. 가다 보니까 인공호수가 나타나고 관광객들 몇명이 보였다... '아니 이렇게 쉬운가?' 역시.. 가다 보니 공안(경찰) 6명이 지키고 있고.. 표가 없는 나는 위위기상황을 맞게 되었다.. 그때 번뜩이는 나의 머리..'저이거.. 처수어 메이요마(여기 화장실 없나요?) 아주 태연스럽게.. 급박한 표정으로 말했다. 화장실 급한 외국인 처럼 보이기 위해서이다. 공안들은 없다고 했다.

 일단 무사히 빠져 나왔다. 다시 마을로 들어가서.. 일단 석림공원위치를 머리에 새겨 넣은 후 다시 쭉 마을길과 논길로 들어갔다.

 논길에 들어서자.. 숨어서 석림공원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석림공원의 위치와 상태를 보기 위해서 한 언덕위로 올라가는 순간.. '씨익~' 나의 한쪽 뺨에 미소가 번져싸다. 공원의 큰길에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일단 뛰다시피 해서 큰 길로 나갔다. 그때 저 멀리서 차가 보인다.. 만약에 공안이면 안되는데.. 이때 길가에서 소변보는 포즈를 취하면서 위기 모면.. 알고보니 공안차가 아니라 패키지 관광객 차였다. 난 천역덕 스럽게 사진좀 찍어달라고 했다. 아싸 55위엔 벌었다..!!!

 석림으로 들어가니 머.. 아는게 있어야지.. 일단 매표소쪽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까 내가 몰래 들어왔던 자리에 공원 직원이 지키고 있는게 아닌가.. 아마 내가 몰래들어온걸 누가 일렀나 보다.. 어디가냐고 묻는 직원에게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화장실을 찾는다고 했다. 친절하게 길안내를 해주는 직원을 뒤로하고 매표소쪽으로 가고 있을때... 이번에는 아까 보았던 공안 6명이 있는 자리가 보인다.. 다시 우회해서.. 석림을 길로가지 않고 가로질러 갔다.(공짜로 보기 정말 힘들다..^^;;;;)

 일단 매표소의 지도를 확인한 후 느긋하게 석림을 관람.. 오늘은 정말이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여기저기에서 온통 춘절을 맞아 관광 온 중국인들만 있었다. 그리고 석림도 1시간정도 보니까 그게 그거이다.. 일단 명소만 찾아서 관람한 후 다시 나가기로 했다.

 공짜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비싼돈을 주고 들어온 사람들은 아무리 자리가 시시해도 쉽게 떠나지 못한다. 그렇지만 공짜인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는 없다.

 막상 나오고 보니.. 쿤밍으로 갈 방법이 없었다. 기차는 4시30분에 한대만 있다고 알려져있고.. 버스는 패키지 밖에 없으니..

 다시 기차역으로 가서 버스라도 있나 확인해 보았다. 먼저 아직도 미련에 남는 쿤밍~다리간 기차표를 살려고 했지만 여기서는 팔지 않는다고 했다.

 역에서 기차를 알아보는데 서양인 한사람이 보였다. 그는 프랑스 사람으로서 석림이 시시해서 4시 30분까지 그냥 기다린다고 했다.

 잠시 역을 서성이고 보니 기차가 더 있다.. 이런.. 인터넷에는 하루에 한대밖에 없다고 하던데.. 석림역에서 출발하는것은 아니지만 석림역을 지나는 기차가 석림역에서 정차를 한다. 13시 44분 차와 14시 30분쯤에 한대가 있다.

 당연히 13시 44분차 표를 끊었다. 표값은 17위엔.. 이런 정보를 프랑스 아저씨한테도 알려 주었다.

 기차는 15시 30분쯤이 되어서 쿤밍역에 도착했다. 제일 급선무는 환전을 하는것.. 앞으로 라싸까지는 환전할 곳이 없기때문에 여기서 다 해치워야 한다.

 춘절이라서 혹시 중국은행이 열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영업은 하고 있었다. 300달러를 환전했다. 이정도면 라싸까지 충분히 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저번 티벳여행에서 쓴돈은 꺼얼무부터 포함해서 볼꺼 다 봤는데도 2000위엔(30만원)도 안되었기 때문이다.

 환전을 하고 나서 시내 구경을 했다. 특히 재래시장 구경은 내 여행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이다. 쿤밍의 날씨는 마치 초여름 같았다. 또한 구름 한점 없이 매우 맑았다. 지금 서울은 영하 10도 라던데...

 쿤밍은 먹을것의 천국이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국수 1그릇(3위안)을 먹고 길거리에서 두부찜 비슷한거(1위안) 먹으니까 정말 배부르다.. 특히 과일은 파인애플 깍준거 반똥가리 1위엔... 수박 1/4 2위엔.. 정말이지 과일 천국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CD가 정말 쌌다. GOD 5집 앨범이 5위엔(750원)이다. 그리고 조지마이클, 마이클 런스투록 베스트 앨범은 각각 12위엔(1800원)에 샀다.

 설마 했는데 확인해 보니 GOD앨범은 중국어 몇단어 제외하면 한국거랑 완전히 같고 앨범 자켓까지 완벽하다..정말이지 깜짝 놀랬다. 쿤밍에 가면 꼭 레코드 가게에 들려 보도록..

 다시.. 빈관으로 가서 잠시 쉬다가 내일 갈 버스 가격을 알아 보았다. 침대차와 같은 경우는 113.5위엔.. 맙소사 기차표가 67위엔인데.. 그나마 기차역앞의 의자버스는 66위엔이란다.. 어쩔수 없다.. 내일 오전 민족촌을 잠시 보고 오후 1시쯤에 다리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쿤밍은 나중에 베트남이나 동남아로 갈때 또 올거니까.. 일단 관광꺼리들은 남겨두고.. 다리로 가서 NO3 게스트 하우스의 인터넷으로 유명한 문사장을 만나는게 급선무다. 무엇보다도 지금 나에겐 정보가 절실하다.

 이번 여행 역시 나혼자서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거 같다. 여러 정보를 조합해서 결정을 내리는것.. 그렇지만 더친~마캄 구간은 많은 혼선이 있다. 기차안의 이민족들은 길이 통해있다고 하고.. 아까 석림역에서 처음 내릴때 대화한 서양인은 론니 플래닛에는 못 간다고 되어 있다고 한다. 일단 가보는게 급선무.

 오늘은 이렇게 여행기를 정리하고 쿤밍의 야시장을 갈 생각이다. 이곳의 야시장은 중국여행자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 값싼 꼬치구이 하나에 시원한 맥주한캔 할 생각이다.

 공짜로 가기 위해 언덕을 지나 막 석림을 보았을 때의 모습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따뜻하다 못해 더웠다.

 석림입구 근처에 있는 인공호수

 티벳 여행기 5(아직은 안개속 여행)다리  

 어제 혼자서 가볍게 맥주를 한잔 한 탓인지 일어나니 정말 개운했다. 아직 갈길이 멀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나의 목적지는 더욱 가까워지는거 아닌가..

 원래대로라면 오늘 민족촌을 볼려고 했지만 마음이 티벳에 가 있는 나에겐 쿤밍에서의 관광은 마음에 조바심만 더 나게 할 뿐이다.

 먼저 시간을 확실히 알 수 있고 비상시 나침반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바늘시계를 샀다. 35위안으로 좀 비싼감이 없잖아 있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샀다.

 기차역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다리행 버스표를 샀다. 요금은 78위안... 춘절의 후폭풍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절실히 느꼈다. 침대 기차표는 67위안이고 보통때는 50위안이면 갈 수 있는 것을.. 외국인인 나도 그렇게 느끼는데 아마 현지인이 느끼는 춘절의 바가지는 더욱 그러하리라.

 간단한 먹을것을 사고나서 버스에 탔다. 버스는 11시 30분에 출발했다.

 쿤밍~다리간 고속도로는 서부중국의 길치고는 꽤 괜찮은 편에 속했다. 포장이 잘되 있어서 느긋하게 주변 경치를 보며 갈 수 있었다. 날씨가 따뜻하다 못해 더워지기 시작했다. 다른사람들은 가벼운 옷차림인데 나만 두꺼운 잠바를 입고 있었다. 얼른 옷을 벗어 둘둘 말아 무릎위에 올려놓았다.

 고속도로는 2차선으로 되어있어서 앞차를 추월을 할때 반대편 차선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가끔 마주오는 차와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가는 경우고 있다.

 내가 탄 버스 운전자가 노련한 탓인지 6시간 걸릴줄 알았던 길을 5시간만에 주파했다.

 다리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다리고성으로 가는 4번 버스를 타는것. 3분도 되지 않아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비는 1.2위안으로 저렴한 편이다. 다리고성으로 가는 버스 밖의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 없다. 오른쪽으로는 아름다운 호수와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높은 창산이 둘러 쌓고 있ㅇ기 때문이다.

 30분정도 버스는 날 다리고성에 떨어트려 놓고 떠났다. 전통가옥들이 일직선으로 쭈욱 들어서 있는게 이채로왔다.

 여기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NO3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문사장님을 만나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동티벳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되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서 '쿤밍~라싸 구간은 거의 불가능하며 참도라는 도시에서 공안이 잡는다.'라고 하는 정보를 보았는데 그 정보의 출처가 문사장님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차이가 많이 나서 확인하러 가는 목적도 있었다.

 NO3 게스트 하우스는 찾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원래는 종점에서 내려서 버스 온 방향으로 한정거장 가면 되는데 난 고성입구에서 내려서 헷갈렸기 때문이다.

 많은 관광객들로 혼잡한 고성안에서 1시간동안 헤멘끝에 겨우 NO3 게스트 하우스를 찾았다.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자 마자 문사장님을 찾았지만 한국 관광객들이랑 섬으로 유람을 가셨다고 한다.

 실망스러웠지만 그래서 정보의 출처를 방명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방명록은 한국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나서 떠날때 여행정보를 교류하기 위한 것인데 거기서 티벳 정보의 출처를 찾을 수 있었다.

 다행히 그 정보는 2001년 9월 정보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게 2002년 8월 이니까 그나마 나의 정보가 더 확실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NO3게스트하우스에서 한국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중에 작년 여름 나와 비슷한 길을 여행했던 한쌍의 커플과 친해졌다. 그들은 이미 날 알고 있었다고 하면서 반가워한다. 내가 그렇게 유명했나?

 저번 여름 다음카페 동아리 중여동에 동티벳 여행기를 올려놓은게 많은 사람들에게 인상깊게 보였나 보다.

 우리는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고서 게스트하우스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다리는 도시자체가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도시 자체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만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갑갑하다는 느낌도 들고..

 결국 오늘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그나마 정확하다는..

 하긴 아직 티벳으로 들어갈려면 500킬로 넘게 남았다. 아직은 부산에서 서울 여행 정보를 묻는것과 같은 꼴 아닌가.. 좀더 빨리 여행을 진척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내일 하루종일 다리 관광을 할려고 했지만 여러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냥 리장으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 그 유명한 다리고성.. 많은 관광객들이 있다.

<- 다리고성 정면에서 찰칵..

삼탑인줄 알고 뛰어갔던 탑.. 그래도 문화재적인 가치는 있었다.

 티벳 여행기 6(시끌벅적한 도시)리장 

 어제밤 맥주한잔하고 왕빠(피시방)에 가서 지난번 완성하지 못했던 '동티벳 여행기'를 1시간 20분에 걸쳐 친 다음 완성을 시킬려고 했다. 입력을 누를려는 순간 컴퓨터가 다운이 되었다. 순간 열받기는 하지만 더 좋은 글을 쓰라는 하늘의 계시라는 걸로 생각하고 참았다.  

 아직 춘절 기간이라 여기저기서 폭죽소리가 들린다. 특히 어제 밤이 절정이었었는데.. 아침인데 폭죽을 터트리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삼탑사' 관람을 하러 갔다. 50위엔이 넘는 입장료를 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뒷담에 개구멍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그쪽으로 갈 생각을 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저 멀리 탑이 보였다. 그 탑을 향해 달려가다시피 걸어갔다. 탑앞에 서자 좀 이상하다.. 다리의 제 1의 관광지라던데.. 알고보니 이 탑은 하나밖에 서있지 않고 관리도 되지 않은 버려진 탑이었다. 괜히 시간만 낭비한 꼴이다.
삼탑은 내가 큰길에서 간쪽으로 반대편 저 멀리에 있었다.

 이왕온김에 다리고성 구경이나 했다. 역시 북적되는 사람들.. 너무 인공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기 전 '미씨엔'을 먹었다. 미씨엔은 쌀국수로서 우리 입맛에도 맞는다. 특히 쌀로 되어있기 때문에 위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미시엔 작은그릇이 2위엔, 큰게 3위안.. 큰거 하나 사먹으니까 배가 부르다.

 어제 만난 커플과 함께 11시 10분 차를 탔다. 춘절이라 표값이 45위엔씩이나 한다. 춘절의 후폭풍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100위엔 지폐를 주는 순간 60위엔을 거슬러준다. 후후.. 5위엔 벌은 셈이군.. 어짜피 올려받은 가격이 45위엔이라 별 죄의식없이 고스란히 60위엔을 받았다.

 리장으로 가는 버스는 몇명의 한족들이 늦게 온 관계로 20분 늦게 출발을 했다. 이럴때 정말 짜증이 난다. 그런데 늦게 온 20대인듯한 한족 여자들은 별로 상관없다는 듯 큰소리로 수다만 떨고 있다.

 리장으로 가는 버스는 삼탑사 앞을 지나게 되는데 생각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위에서 보는 호수의 모습과 어우러진 집들이 그림 같았다. 순간 다리에서 하루 머물걸 그랬나.. 라는 후회가 몰려왔다. 그렇지만 이미 업질러진 물..
다리와 쿤밍은 동남아 탐사때 다시 들르면서 확실히 보기로 했다.

 다리~리장 구간은 비교적 포장이 잘 되어 있다. 처음에는 강 주변으로 달렸는데.. 아마 오래전에는 실크로드길이 었으리라.. 호수에 떠있는 나무배와 제각기 먹을 것을 찾아 둥둥떠있는 오리들이 정말 평화로와 보였다. 한가지 특이한건 논에서 계속 논농사를 하는 것이다. 한해에 한번 수확을 하는 우리와는 달리 동남아를 비롯한 따뜻한 기온에서는 3기작도 가능하다고 하다. 이러니 쌀을 이용한 먹거리들이 많은 모양이다.

 강 주변을 벗어나자 산악지대가 나타난다. 많은 고개가 있어서 높은곳에서도 아래 경치를 볼 수 있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제 슬슬 티벳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는것을 느꼈다.

 3시가 조금 안되어서 리장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더친이 385킬로 떨어져 있다는 간판을 보았다. 더친에서 목적지인 라싸가 1613킬로니까 아직 2000킬로 가까이 남은 것이다.

 소문으로는 리장에서는 춘절기간에 숙박비가 50~100위안으로 살인적으로 올랐다고 한다.. 만약에 숙박이 여의치 않으면 곧바로 호도협으로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 호도협으로 떠나는 버스가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내일 표를 끊었는데 14:00 차 밖에 없다고 한다.

 내일 차표는 해결이 되었고.. 이제 숙소를 잡아야지 다리에서의 정보에 따라 바가지쓸 각오를 하고 삐끼들에게 일부러 걸려본다.

 그런데 삐끼가 30위엔을 부른다.. 좀 이상하다.. 일단 20위엔으로 깍고 나서 우리 3명의 일행과 같이 합류하게된 2명의 한국 아줌마들이 상의를 했다. 그런데 아줌마들은 오전 9:00차를 끊었다.. 이상하다 우리가 먼저 표를 끊었는데.. 알고보니 터미널 직원이 확인도 안하고 없다고 하면서 우리에게 14:00차로 끊어준 것이다. 곧바로 항의를 해서 9:00버스로 변경했다.

 아줌마들까지 포함되자 갑자기 일행이 불어났네.. 우리 일행은 삐끼가 세운 작은 트럭을 타고 리장고성 방향으로 갔다.
삐끼가 안내해준 집은 꽤 괜찮았다. 고성안의 전통가옥이고 침실도 깨끗했다. 무엇보다도 주인아저씨가 정말로 친절했다. 20위엔이면 괜찮은 가격인걸.. 나와 커플은 머물기로 결정했지만 나머지 2명의 아줌마는 전기장판이 없다는 이유로 자꾸 주저한다.. 빨리 결정을 하지.. 이럴때 단체 여행이 안 좋은거 같다.

 난 시간지체하지 말고 우리끼리라도 리장고성을 관람하자고 제안했다. 그제서야 아줌마 2분은 그곳에서 머물기로 결정을 한다.

 나시족 주인 아저씨는 차와 사탕으로 우리를 대접해 주며 반가워 했다.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인간미 넘친다.
리장고성안은 다리보다 활기가 넘치고 아기자기 하다. 이곳 고성안의 집들 전체가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문화재에 등록이 되었다고 한다. 한 껏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잠깐 리장의 소개를 하자면 해발 2400미터에 위하하고 있으며 만년설로 뒤덮힌 '옥룡설산'이 저 멀리서 리장을 바라보고 있다. 예로부터 나시족이 거주했던 도시로서 실크로드의 동남아 루트의 중요도시중에 하나였다.

 무엇보다도 세계유일의 살아있는 상형문자를 아직도 쓰고 있다.

 리장고성안은 그야말로 미로였다. 먼저 식당으로 들어가 '샤오판'을 주문했다. 샤오판은 볶음밥의 일종으로 위에는 훈제된 고기가 올려져 있었다. 양도 매우 많았고 무엇보다 정말 맛있었다.

 샤오판을 먹고 나서 고성을 둘러보았다. 가다가 상형문자로 된 목걸이가 보이길래 기념품으로 샀다. 상형문자 목걸이와 나의 띠인 말이 새겨진 목걸이를 깍아서 10위안에 샀다.

 난 깍을때 정말이지 지독하게 깍는다. 예를 들면 처음에 상인이 물건값을 20위안을 불렀으면 난 3위안부터 불러서 절충하게 된다. 너무 많이 깍는게 문제 될것도 같지만 학생들이라서 상인들이 그렇게 심하게 기분나빠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리장고성 전망대는 15위안의 입장료를 받아서 들어가지 않았고 대신 바로 옆의 가옥으로 들어가 리장의 전경을 찍었다.

 알고보니 이 집은 한사람당 2위안씩 받고 옥상으로 들여보내는 모양이다. 자리하나 잘 잡아서 돈벌이를 하는 집이다.

 나와 일행중 한명인 남자애와 둘이서 사진을 찍고 도망치듯이 그 집을 빠져나왔다. 뒤에서 왜 2위안 내지 않느냐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냥 빠르게 도망쳐 나왔다.(2위안 벌었따 ^^)

 리장고성 여기저기를 구경하다가 아름답다고 알려진 흑룡담공원으로 들어갔다. 입장료는 학생할인을 해서 10위안이다.

 공원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리장의 도시 분위기와 맞게 아기자기 했다. 공원안의 호수에 비치는 옥룡설산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또한 많은 상형문자를 볼 수 있었는데 여러 동물과 다각형이 어우러져 있었다. '이런 문자도 사용이 가능하나?' 의구심이 들었지만 알고보면 한자도 상형문자에서 출발한 문자가 아닌가..

 흑룡담공원을 구경하고 나니 날이 점점 어두워져 있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은 정말 찾기 힘들었다. 리장고성은 길이 비슷하기 때문에 미로 같았다. 40분만에 천신만고 끝에 민박집에 도착했다.

 아까 고성 관람을 하러 갈때 주인아저씨가 한사람당 10위안씩 내면 나시족 음식을 배불리 먹게 해주겠다고 했다. 시간 맞춰서 들어가니 우리 3명(아줌마 둘은 우리와 떨어져서 이미 저녁을 먹음)에게 나시족 음식을 차려주었다.

 나시족 음식은 우리입맛에 정말 잘 맞았다. 돼지고기튀김과 브로콜리, 두부, 야채, 절인고기 요리등 6가지 반찬이 나왔다. 너무 맛있는 나머지 난 밥을 세그릇 반이나 먹었다.

 밥을 먹은 후 한국인이면 찾는다는 사쿠라카페로 갔다. 사쿠라카페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카페로서 한국배낭여행객들에게는 아지트와 같은 곳이라고 한다.

 카페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맥주 한잔을 했다. 이곳에서 티벳 정보를 얻을려고 했지만 다들 어렵다고 했다. 특히 나와 동행한 커플이 통역을 해줘서 많은 중국인들에게 정보를 물어볼 수 있었는데 다들 어렵다고만 한다. 머 일단 가봐야지..

 나와 커플은 맥주를 마시면서 오래도록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생각과 중국의 과거와 미래.. 이렇게 여행하면서 유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중국에 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내일은 세계에서 가장 깊다는 호도협으로 떠난다.

 다리~리장 구간의 풍경.. 차안에서 찍은 것이다.

 리장의 민박집 주인아저씨와.. 우리를 돈벌이 상대보다는 손님으로서 맞아 주셨다.

 리장고성을 중심으로 도시전체가 시끌벅적하다. 민속의상을 입은 나시족

 흑룡담공원에서.. 멀리 옥룡설산이 호수에 비치는 모습이 아름답다.

 리장고성 정상부근에서(사실은 부근 집) 바라본 리장시내의 모습

 야간이 되자 리장은 또다른 분위기로 북적 거린다.

 티벳 여행기 7(또 다른 동티벳의 모습)호도협 트래킹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쌀쌀했다. 북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추워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터미널앞의 가게에서 호도협에서 먹을 식량을 사고 나서 버스를 탔다.

 아침 9:00 서둘러 호도협 입구인 '치아터우'로 가는 버스는 출발했다. 3시간 운행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요금은 15위안이다. 이제는 춘절의 후폭풍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옥룡설산의 모습이 아름답다. 옥룡설산이 아름다운것도 인상적이지만 항상 위에 구름이 떠 있는것도 신비로워 보였다.

 3시간이 조금넘어서 치야터우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아점(아침,점심)을 먹고 나서 호도협 입구로 들어갔다.
호도협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대협곡으로서 전체길이 17km이고, 상하낙차 200m인 양쪽의 옥룡설간과 합파설산 사이에 펼쳐진 대규모의 협곡이다. 호도렵은 중국어로 후탸오시에 라고 불리며 호랑이가 강 중심의 큰 바위돌을 딧고 반대편으로 건너갔다고 해서 호도협이라고 불린다.

 호도협으로가는 첫 관문은 바로 옆의 숲속의 길이다. 바른길로 가면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론니플래닛에는 숲속으로 가면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숲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론니 플래닛은 세계최대의 여행가이드북으로서 호주에서 발행이 되는 책이다. 대부분의 서양여행객들은 론니플래닛을 들고 중국을 방문을 하고 론니에 적힌 주요 관광지와 숙박업소는 항상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론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은 론니가 관광지를 망친다는 것이다. 사람이 많이 드나들다 보면 그 지방의 고유문화가 상업적으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순수한 문화가 사라지는데 일조한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여행자의 생각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나마 론니가 있기에 많은 이들이 여행을 하게 되고, 해당지역의 경제 발전에 일조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여러 생각이 교차된다.

 공짜로 들어갈려고 들어간 길목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처음에 길을 잘 못들어서 다시 절벽 비슷한 곳을 올라가서 우회하는데 무거운 배낭을 매고 있어서 더 힘들었다.

 나와 함께 공짜를 향해 가던 남자애는 50리터짜리 배낭과 카메라 배낭을 메고 있었다. 당연히 힘에 부칠 수 밖에.. 자기는 잠시 쉰다고 했다.

 길을 계속 가다가 남자애를 불러보니 대답이 없다.. 벌써 내려갔나.. 바로밑에 치아터우가 보여서 조난당할 위험은 없다고 판단되서 계속 길을 갔다.

 산 능선을 따라 나오자 저 멀리 시멘트 길이 보였다. 여기서부터 호도협 트래킹의 출발이다. 오르막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특히 배낭이 부담이 되었다. 가다가 쉬었다.. 가다가 쉬었다를 반복하면서 가니 입장료를 끊고 먼저들어간 여자 3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과 하프웨이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나기로 하고 앞질러 갔다.

 오후 2:30 출발한지 1시간 반이 지나자 나시족 마을이 나타났다. 난 그들에게 반갑게 '니하마'를 외치며 인사를 하면서 지나갔다.

 나시족 청년한명이 나한테 오더니 웃으면서 길 안내를 해주는 것이다. 지름길인거 같은데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자신들이 길을 만들었다는 모션을 취한다.

 혹시.. 길 안내를 해주고 돈을 받을려는게 아닐까? 난 그냥 원래 길을 갈려고 하지만 그 청년은 내려가지 말로 안내해주는 길로 가라고 한다.. 이거 잘못 걸렸군.. 보나마나 돈을 요구할게 뻔한데.. 일단은 속는셈치고 나중에 돈을 요구하면 2위엔까지는 양보하다가 안되면 돌아간다고 해야지..

 청년이 안내해준길은 정말 지름길 이었다. 산 위의 길로 저 멀리 호도협 트래킹 코스가 보인다.

 청년은 20분정도 길안내를 해주고 28고개까지의 지름길을 그림으로 그려서 안내해준다. 그러면서 "짜이짼(안녕)"라는 말은 한다.. 어? 이상하다.. 돈을 요구할줄 알았는데..

 그 청년은 호의로 날 좋은 길로 안내해준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계속 의심하면서 따라온 내가 바보스럽다.. 이렇게 문명에 찌든 내가 순수한 나시족 청년의 호의를 무시하다니... 역시 득도의 길은 아직 멀었다.

 청년이 너무 고마워서 기념으로 우리나라돈 1000원짜리 지폐를 선물로 주었다. 그 청년은 한사코 거절을 하지만 난 괜찮다며 기념으로 가지라는 모션을 취했다. 그 청년은 중국돈 5위안을 줄려고 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제 나 홀로 길이다. 트래킹 코스에서 바라보는 호도협의 풍경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작년 여름 여행을 했던 동티벳과 정말로 흡사했다. 여기는 17km이지만 동티벳의 알룽창포 협곡은 200km가까이 되니.. 여기보다는 동티벳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름길은 말과 마부들이 보이는 길목과 마주치자 마감되었다. 여기서 부터는 정식 트랙킹 코스이다. 말을 타고 가라는 마부들의 유혹을 뿌리친채 28고개를 향해 올라갔다.

 가는 도중에 서양인 여행객과 마주쳐서 서로 정보를 교환했다. 부부인거 같았는데 사는데가 미국이라고 했다. 그들은 하프웨이 게스트 하우스까지 5시간은 걸릴거라고 했다. 벌써 저녁 5시이니까 10시가 되야 도착한다는 건가? 나와 함께한 4명의 한국인들과 만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느껴졌다.

 28고개는 정말 힘들었다. 거의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매고 있는 배낭이 얄미울정도로 나의 몸을 짓누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고통이 클수록 감동은 더 하는 법.. 28고개가 끝나고 전망대가 나타나자 호도협의 전경이 쫙 펼쳐졌다.. 왼쪽에 합파설산과 오른쪽의 옥룡설산.. 그리고 펼쳐진 호도협.. 아름다웠다.

 내리막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혼자이기는 하지만 흩어져 있는 게스트 하우스들이 그려놓은 화살표를 따라면 되기에 문제되지는 않았다. 가끔 화살표가 없으면 말똥을 따라가면 된다.

 중간에 프랑스 여행자와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한 후에 길을 재촉했다. 이 곳 트래킹 코스는 론니에 소개가 되어있어서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거 같았다.

 19:00 지금쯤 완전히 어두워져야 하지만 이곳은 베이찡보다 서쪽에 있어서 해가 늦게 지는 관계로 아직까지는 완전히 어둡지는 않다.

 지나가던 중국여행객들이랑 마주쳤다. 다섯명인 그들은 가이드를 데리고 트래킹을 하고 있었다.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니까 반가워 하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하프웨이까지는 25분정도면 간다고 했다.

 중국인 여행자와 헤어지고 나서 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어두워져서 그런지 길을 잃었다. 계속 가던 방향으로 가도 되지만 그러면 게스트 하우스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잠시 나시족 민가로 내려와서 길을 물었다.. 나시족 아저씨는 친절하게 길을 설명해 주었다.

 19:30 드디어 하프웨이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나머지 한국인 일행은 만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 10인실 도미토리가 10위안이다.

 산중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도 뜨거운물로 샤워를 할 수 있다. 샤워를 할려고 기다리는 앞에서 캐나다 여행객과 대화를 했다. 그들은 캐나다 몬트리올에 사는 부부로서 큰 마음을 먹고 여행중이라고 한다. 몬트리올 올림픽 이야기와 육상스타 벤존슨을 주제로 대화를 했다.

 샤워래봤자 호수에 따뜻한 물이 나오는 수준이지만 샤워를 끝내고 나니 몸이 정말 개운했다. 높은 산에서 샤워하는 이기분..

 빨래를 하는 도중에 위에서 한국노래가 들린다. 한국인 여행자 2명이 나시족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어서 빨래를 끝내고 그들과 합석을 했지만 이미 파장이 되고 중국인 몇명과 한국인둘만 남아 있었다.
그들은 중국유학생으로 빡센 여행보다도 즐기는 여행을 한다고 한다. 때문에 매일 술을 마시면서 다닌다고 한다. 이날도 난 맥주를 얻어먹을 수 있었다.

 이 날 행운이 나에게 찾아왔다. 바로 이곳에서 동부티벳을 갔다왔다는 2명의 중국인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말을 한국 유학생들이 통역을 해주어서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정확한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정보에 대한 갈증을 어느정도 싯을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일단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이다.

 정작 귀중한 정보를 준 중국인들은 티벳지역에 눈이 많이 내려서 걱정되는 표정으로 말을 한다.

 중국인중 중경에 사는 24살 여자 한명은 한국인 유학생들과 같이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이 생일이라고 한다. 나까지 끼어서 같이 맥주와 바나나가 얻혀진 오무렛을 케익삼아서 생일 잔치를 했다.

 도미토리에 들어오니 캐나다 여행자들은 이미 자고 있었다. 이제 티벳이 점점가까워진다.. 앞으로의 여행이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

 길 안내를 해준 나시족이 찍어준 사진.. 처음에는 날씨가 무척 흐렸다.

 호도협을 지나는 강의 모습.. 오른쪽에는 치아터우 도시가 있다.

 호도협의 길은 사진과 같이 협소한 절벽이다.

 28계단을 올라간 후 정상에서 본 모습.. 까마득한 절벽이다.

 하호도협의 모습은 작년 동티벳을 여행했던 모습과 흡사하다

 야간에 마주친 중국인 여행자와 함께..

 티벳 여행기 8(친절하고 명랑한 나시족 사람들)호도협~백수대 

 날씨가 처음 쿤밍에서 출발할때와는 달리 확실히 쌀쌀해졌다. 어제 일찍 잠들었지만 이불 밖으로 나오기가 정말 힘들었다.

 9:00 큰 마음을 먹고 이불에 나와서 출발 준비를 했다. 어제 준비한 빵과 과자는 어제 저녁으로 먹어서 나에게는 봉지라면 2봉지 밖에 남지 않았다. 때문에 일단 세수하고 떠나기로 했다.

 9:45 티나 게스트하우스를 향해 출발했다. 푹 자서 그런지 상쾌한 기분으로 길을 따라갔다. 절벽에 걸쳐 아슬아슬하게 길이 펼쳐져 있어서 고소공포증 환자들은 이곳에 오지 못하게 말려야 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도중에 티나게스트 하우스에서 출발한 여행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주로 중국인들이었지만 아름다운 폭포에서 한국인 여자 한분도 만날 수 있었다.

 티나게스트하우스가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자 거의 뛰다시피 내리막을 내려갔다. 도중에 미국인과 덴마크 여행객과 마주쳐서 잠시 인사를 했다.

 11:30 티나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이곳에서 개발한 나시샌드위치를 시켰다. 8위안으로 무척 비싼편이었지만 양이 많았고 무엇보다 토마토와 고기가 잘 어울려 맛있었다.

 티나에서 이탈리아 여행객과 네덜란드 여행객과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티벳에 관심이 있는지 나에게 티벳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았다. 내가 알고있는 한 자세하게 티벳에 관한 정보를 주었다.

 티나에서 백수대로 향하는 버스에 대한 정보를 얻고 메인 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티나게스트하우스에서 중호도협을 보기위해 내리막을 내려가지만 호도협 자체에 대해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나로서는 그냥 주변 경치 감상을 하는게 더 낳을 것 같았다.

 메인도로는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로써 아스팔트 포장이 잘 되어 있었다. 차들은 가끔 쌩쌩 달린다.

 저번 여름 동티벳 여행을 끝내고 많은 이들이 동티벳의 풍경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난 그저 아름답다고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루랑~보미~라웍쵸 구간은 호도협과 비슷하다고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호도협을 통해서 티벳의 과거와 미래를 간접적으로 보게 되었다. 티벳의 과거는 어제 오늘 걸어왔던 트래킹 코스를 통해 사람과 말만이 지나다닐수 있는 좁은 길을 체험했다. 예전에 티벳의 유일한 교통수단이 말이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또한 티벳의 미래는 지금 걷고 있는 포장 잘된 메인도로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차들이 쉽게 통과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게 되겠지... 그리고 그곳도 많이 변질되겠지.. 현재 동티벳은 도로공사가 한참이라는 사실을 상기했다.

 메인도로를 가다가 독일인 부부와 마주쳤다. 그들과 정보교환을 하고 지난 월드컵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한국~이탈리아전이 정말 인상깊었다고 한다. 난 이번년도에 독일과 한국이 축구시합을 하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이기겠다고 했다. 그들은 웃으면서 실력은 한국이 더 뛰어나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고 보니 호도협 트래킹을 하면서 많은 나라 사람들이랑 마주쳤다. 미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캐나다, 덴마크,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중국과 우리나라를 합치면 9개국 사람들을 하루만에 마주치고 대화를 한 것이다.

 메인도로를 하염없이 걷다가 나시족 5명이 모여서 밥을 먹고 있는게 보였다. 그들은 같이 와서 식사를 하자고 한다. 당연히 그런 기회를 놓칠리가 없지.. 빵과 밥 그리고 돼지고기, 채소, 버섯, 두부, 감자가 들어간 잡탕을 같이 먹었다. 모든 음식들은 나무를 태워서 만들었으며 좀 불결해 보이기는 하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어짜피 나시족 사람들이 먹고도 이상이 없으면 나도 이상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들에게 티벳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았다.

 도로공사를 하는 인부이니만큼 도로사정에 밝다.. 그런데 안좋은 정보를 얻었다. 중띠엔~더친 구간이 막혔다고 하는것이다. 운남성부터 막히면 안되는데.. 그들은 크게 우회해서 가면 더친은 갈 수 있을거라고 했다.

 차를 한잔 곁들여서 식사를 한 후 다시 길을 가기 시작했다.

 걷다보니 비가 점점 많이 오기 시작했다. 빨리 백수대로 가는 버스가 와야 하는데. 백수대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한대 밖에 없으며 3시정도에나 온 다고 한다.

 14:25 길을 가던 도중 예상보다 빨리 백수대로 가는 버스를 발견했다. 버스를 타니 운전사가 반갑게 맞아준다. 백수대까지 20위안이라는걸 간단하게 15위안으로 깍고 좌석에 앉았다.

 바로 옆에 서양 여행객이 아는척을 한다. 알고보니 어제 처음 마주친 미국인이다. 그런데 대화하다 보니 미국인이 아니고 페루 사람이라고 한다.

 백수대로 가는 길은 합파설산을 넘는 고개를 통과한다. 티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70킬로 약간 넘게 떨어져 있으며 2시간 반정도 소요되었다.

 백수대에 도착하니 17:00가 넘어 있었다. 날도 흐려서 백수대를 제대로 보기는 힘들거 같지만 일단 들어가기로 했다. 표는 학생할인을 해서 15위안

 내가 하루를 소비하며 백수대를 고집한 이유는 바로 SBS 모닝와이드에서 소개를 할때 감동깊게 봤기 때문이다. 비교적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수대는 온천수의 탄산칼슘 침전물이 쌓여서 하얀 석회암이 형성된 아름다운 웅덩이로 이루어져 있다.

 백수대를 보는 도중 나에게 티벳 불교 의식을 시키면서 공양으로 1위안을 내라고 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냥 내기 아까워서 사진 찍는거 부탁을 하고 1위안을 공양했다.

 백수대는 생각처럼 아름다웠다. 세계에게 이곳과 같은 명소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곳이 이미 파괴되어 있었다. 저런 웅덩이들이 형성될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텐데..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버스매표소에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15위안에 숙소를 정했다.

 봉지라면을 불려먹을려고 가게로 내려가니 아까 내가 타고 온 차 운전자들과 주인 가족들이 화로에 앉아서 차나 마시자고 했다. 차를 마시면서 웃으면서 대화하다가 마침 여자들이 식사를 나르고 있었다. 그들은 나도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다. 정말이지 인심이 좋은 나시족들이다. 그들은 나를 소비자이기 보다는 손님으로 보고 있는걸 느꼈다.

 관광지화 되면 될수록 사람들의 인심은 삭막해지지만 나시족들에게는 전혀 그런게 느껴지지 않았다.

 입에 맞는 버섯요리와 브로콜리와 함께 나온 고기 요리를 먹는 순간... 이건 돼지 갈비가 아닌가.. 그것도 우리의 갈비탕과 맛이 흡사하다. 나시족 사람들과 웃으면서 이것저것 이야기 했다. 물론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몸짓과 표정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시족들과 쉽게 부대낄 수 있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처음 다가갈때 미소지으면서 가고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할려고 노력하는게 주요했던거 같다. 나시족들은 외국인인 내가 여러 표정을 보이며 이야기를 하면 재미있어 한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사람들은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대하게 되면 친절해지고 부드러워지게 마련이다. 난 항상 여행을 하면서 약자가 된다. 물건이 비싸다고 생각되면 한국 대학생이라면서 웃으면서 이야기 하면 값을 잘 깍아 준다. 또한 고개를 숙이고 먼저 다가가면 그들도 마음을 열게 마련이다. 사람의 마음이 다가가는데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곳의 밤은 어둡다. 전기가 통하기는 하지만 겨우 백열전구 하나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찍 잠을 서둘렀다.
내일은 중띠엔으로 간다. 이제 운남성도 중띠엔~더친 구간이 끝이다. 서서히 티벳이 나에게 오고 있다.

 호도협에서 내려오는길에 마주친 폭포에서..

 유명한 티나게스트하우스의 나시 샌드위치

 함께 점심을먹은 친절한 나시족 인부들

 백수대 전경

 백옥같은 백수대의 모습

 나에게 아낌없이 음식을 대접한 나시족 사람들..

 티벳 여행기 9(첫 난관에 직면)중띠엔 

 간밤에 날씨가 싸늘하기는 했지만 두꺼운 이불과 가져온 침낭 덕분에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아침은 미시엔의 재료가 없어서 밀가루 국수를 먹었는데 가격이 5위안이었다. 미씨엔(쌀국수)가 3위안이니까 이쪽 지방은 쌀이 남아돌고 밀가루 구하는게 상대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버스를 탈려고 정류장에 있으니까 3번째로 페루 여행자 부부를 만난다. 그들중 남편인듯한 사람이 영어가 유창한 편이다. 3번째 만나면서도 그렇게 친하지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느끼기에 이 남자는 동양인에 대해서 약간 무시하는듯한 인상이 있어서 그렇다.

 오늘은 이상하게 웃으면서 다가오더니 아침 먹었냐고 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어제 내가 버스안에서 이야기 해주었던 티벳에 대해서 흥미가 있나 보다..

 난 대략적인 티벳 이야기와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8시반에 출발하는 버스는 조금 늦게 와서 9시에 출발했다. 차창밖은 어제와 비슷한 풍경이 보인다. 그런데 길에 눈이 조금씩 보이는 것이다. 이제 날씨도 거의 서울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북쪽은 더 춥겠지'

 버스 밖의 풍경을 보면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다. 바로 옆에 앉은 페루 남자는 내가 잠시 빌려준 론니 플래닛 티벳편을 열심히 보고 있다.

 버스는 12시가 조금 넘어서 중띠엔에 도착했다. 중국행정구역명은 샹그릴라라고 하는 것이다. 1933년, 영국의 소설가 James Hilton(1900-1954)는 장편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을 발표했다. 영국의 외교관과 동료 3명이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연료가 떨어져서 중국 서남부의 눈 덮인 산악지대에 불시착하게 되고 그들은 티벳노인의 도움을 받아 구조된다.

 다음날 잠에서 깨어나자 너무도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그들은 하얀 눈으로 덮인 산의 줄기, 눈부신 햇살, 짙은 색의 꽃들, 소와 양의 무리들, 장족 사람들의 즐겁고 평화로운 삶을 체험한다. 현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그 이후로 샹그릴라는 아무도 찾아내지 못하게 된다. 아마 그래서 샹그릴라가 더욱 매력적으로 들리는게 아닐까?

 샹그릴라라는 단어와는 달리 도시는 너무나 화량했다. 주위의 가게는 거의 문을 닫았고 도시에 사람들은 거의 없다. 활기라고는 도무지 볼 수가 없었다. 아마 성수기가 지나서 그러는 모양이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찾은 것은 더친행 버스이다. 그런데 더친으로 가는 길이 끊겨서 길이 불통이라고 한다.

 근처에 더친행 버스가 보이고 운전자가 세차를 하고 있는게 보여서 더친까지 얼마냐고 물어 보았다. 대답은 100위안(15000원) 난 말이 안나왔다. 운전자는 길이 막혀서 돌아가야 되는데 우회하는 길이 400킬로가 되기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운전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오늘 버스를 출발 시키자고 요구하는것 같았다.(잘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나 포함해서 15명이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나마 오늘 빨리 더친으로 가는게 낳을거 같다는 판단에서다.

 버스정류장 바로옆에 피시방이 있어서 정보에 목마른 난 얼른 들어갔다. 1시간에 3위안.. 그리고 컴퓨터에 누군가 한글을 깔아 놓았다.. 이럴때 정말 기분이 좋다. 한글 프로그램 다운받을 시간을 절약하니까.

 곧바로 밀린 여행기를 썼다. 쿤밍이후로 하나도 없어서 4편을 올리는데 무려 3시간이 다 되가고 있었다. 여행기를 다 쓰다 보니 도착한 메일에 대한 답멜 적을 시간도 부족했다.

 피시방에서 나와서 다시 버스에 가자.. 버스기사는 길이 불통이라서 못간다고 한다. 보아하니 사람들과의 약속이 깨진 모양이다. 기사는 미얀한지 날 영생빈관까지 차로 데려다 주었다.

 영생빈관은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다. 야진도 안받고 하루에 20위엔이다.

 영생빈관에서 짐을 푼 후 곧바로 간 곳이 중띠엔에서 5킬로 떨어진 '쏭찬린쓰'라는 절이다. 1679년에 건립되었고 티벳의 3대 부속절이다.

 3번 버스를 타고 간 송찬린쓰는 비수기라 그런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절은 거의 볼게 없다. 그렇지만 중띠엔이 발전을 하고 있어서인지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는게 보였다.

 여기서 또 페루인을 만났다. 그는 계속 티벳 정보를 알려달라고 했고 심지어는 날 따라오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나 혼자도 힘든데 30대 중반 부부를 달고 다니는건 더욱 싫었다. 그들에게 비행기로 라싸로 가라고 했고, 내가 가는 루트는 정말 위험하다고 겁을 주었다.

 송찬린쓰에서 시내까지는 걸어왔다. 걸어오면서 본 사원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사원 안 보다는 밖에서 보는 풍경이 더 볼거리인듯 하다.

 황량한 중띠엔 시내를 걷고 나서 영생빈관으로 돌아오니 내 방에 호주인과 중국인 여행자가 있었다.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고 특히 호주인에게 론니의 유래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호주 여행자는 중문과로서 유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는 나와 중국인 사이를 통역을 해주었다. 두 동양인 사이를 서양인이 통역해주는 이상한 광경이다.

 이날 영생빈관에 물이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싯지도 못했고, 밤이 되서 중띠엔에는 피시방이 문을 닫았다. 때문에 밤 10시 비교적 이른시간이지만 잠을 재촉했다.

 2월 8일(토)

 어제 운전자와 약속한 시간대로 8시 반에 나왔다.. 그런데 더친으로 가는 우회도로 마져 끊긴 모양이다. 버스는 오지 않았고 여기서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분주히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일단 여기서 북쪽으로 80킬로가 떨어진 '바슈다(내가 듣기엔..)'이라는 마을로 버스를 타고 거기서 북쪽으로 104킬로 떨어진 더친까지 가는 길을 알아보기로 했다.  바슈다까지의 표는 17위엔이다. 바슈다에서 길이 아예 막힐 경우 즉 최악의 상황에는 3일 동안 걸어가야 할 실정이다.

 인심좋은 시당에서 미시엔을 시키니 떡까지 준다. 바로 옆에 앉은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바슈다~더친 구간에는 큰 고개가 있는데 눈으로 덮혀 있다고 한다.

 눈이라.. 그걸 대비해서 아이젠과 스페츠를 가져왔지만 막막하기만 하다. 서장자치구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윈난에서 부터 막히다니..

 내 여행스타일대로 일단은 정면 돌파를 하기로 했다. 좀 위험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그쪽도 서로 왕래를 할려는 나시족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와서 돌아가기는 너무 억울하기 때문이다. 날씨도 점점 추워진다. 앞으로의 여행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많은 경험이 날 기다릴거라는 확신이 든다.

 멀리서 바라본 중띠엔 시내의 모습

  티벳 사원 쏭찬링쓰..

아직 불상을 만들고 있는 도중이라서 부담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티벳 여행기 10(몸에 이상을 느끼며)더친

 버슈다로 가는 차는 1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을 했다. 중띠엔에서 버슈다로가는 길은 무척 험하기는 했지만 포장이 잘 되 있어서 무난하게 갈 수 있었다.

 산이 무척 험해서 도로는 일단 산을 지그재그로 올라간 다음 내려올때 다시 지그재그로 내려오는 식으로 직선구간으로는 짧은 거리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거리를 버스는 달렸다.(달렸다라는 표현보다는 기었다는..)
그렇지만 경치는 정말로 좋았다. 저 멀리 설산이 보이고 그 주위로 티벳의 험한 산들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었다.
도로를 벗어나면 바로 몇백미터 절벽인 이 구간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버스를 타는 내내 마음을 졸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타다가 반가운 징조를 만났다. 바로 더친에서 중띠엔으로 가는 버스랑 마주친 것이다. 그것은 더친까지 길이 뚫렸다는 추측을 할 수 있게 했다.

 80킬로인 버슈다까지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버슈다는 산 기슭에 있는 작은 마을로서 간혹가다 버스나 트럭이 쉬었다가는 차량 기지 이외에는 별다른 역할이 없어 보이는 작은 마을이다.

 그런데 아무리 길을 보아도 불통될것 같지는 않았다. 길도 포장이 말끔하게 되어있으며 눈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차들이 종종 지나가기 때문에 불통인거 갖지는 않았다.

 앞으로 104킬로 남은 더친에 가기 위해서 일단 길을 걸었다. 버슈다를 가로질러 다시 산으로 올라가는 도로를 올라갈려고 할때 몸에 이상이 온것을 직감했다.

 고산병과 비슷한 증상인거 같기도 하고.. 일단 오늘은 무리를 하면 안된다는 판단이 들어서 다시 버슈다 마을로 왔다.

 버슈다 마을의 한 초대소에서 20위엔에 자리를 잡고 이른 저녁이지만 몸이 점점더 아파오기 시작해서 일단은 잤다.

 몸이 불덩이 같이 달아 오르고 머리가 아팠다. 또한 몸이 무기력해지기 시작했다. 몸살인지 고산병인지 판단하기가 힘들었다. 고산병은 6개월전에 겪은적이 있어서 일단은 몸살 같았다.

 12월 30일 백두산 탐사를 시작해서 제주도, 영남대로 국토순례.. 지금까지 40일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여행을 했던게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왔나 보다.

 밤새도록 가래를 뱉어내고, 열에 시달리면서 어서 몸이 정상으로 오길 빌었다. 아픈몸도 몸이지만 무엇보다 이런 외진 곳에서 아무도 아픈 날 알아주지 못하는 현실이 더 아팠다. 왜 이런고생을 사서 해야할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차라리 집에서 편하게 쉬는게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여행에 있어서 큰 위기중에 하나라는 생각은 분명했다.

 2월 9일(일)

 밤새도록 몸살에 시달리고 나서 아침에 일어나니 그나마 상쾌 했다.  과연 오늘 더친으로 갈 수 있을까?  더친으로 가는 길은 사람마다 말하는게 달랐다. 여관 주인은 오늘 11시에서 12시 사이에 버스가 지나 갈거라고 하고, 한 가게 아저씨는 길이 불통이라서 버스가 지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럴때 정말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사람은 희망적인 정보를 따라간다고 했던가..  어제 더친에서 중띠엔으로 오는 버스도 마주친것도 있고 해서 일단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지나가는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10시 30분부터 차를 기다렸다.  제발 버스가 오기만을 빌면서 빵과 음료수로 아침을 떼웠다.

 버슈다는 작은 마을이지만 오늘이 무슨 축제날인지 사람들이 마을 공터에 모여서 서로 폭죽을 터트리며 행사를 하고 있는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외진곳에서도 삶의 즐거움을 찾아 행동하는 그들과 비교적 풍족하지만 항상 현실에 찌들려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 과연 누가 더 행복 할까라는 생각이 교차 했다.

 11시 45분.. 고대하던 버스가 왔다. 비록 만석이라서 제일 뒷좌석의 중앙 좌석에 앉아야 되었지만 그런건 별로 상관 없다. 일단 더친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잘못하면 아픈몸을 이끌고 104킬로를 걸어가야 될 수고를 덜었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버스에 타니까 한 중국인이 아는척을 한다. 알고보니 중띠엔에 있을때 같은 방을 썼던 대학생이다.  그는 메리슈에이산으로 간다고 한다.

 버스는 잠시 멈춰서 사람들 식사를 하게 한후 다시 더친을 향해서 출발한다. 더친으로 가는 버스비는 40위엔이다.
처음에 경치를 감상하면서 갈 수 있었지만 옆에서 줄담배를 펴대는 중국인과 티벳인들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나 같은 경우는 맨 뒤좌석에 앉았는데 바로 옆 두자리씩 커플들이 앉았다. 양쪽에서 커플들이 애정행각을 하고 각각 커플 남자들은 줄 담배를 피고... 정말 최악이었다. 또한 바로 앞자리에 앉은 노인네는 자꾸 차창을 여는 것이다.

 그 와중에서 버스는 눈이 쌓인 도로로 들어선다. 왜 길이 불통이 되었는지 알만하다. 길에 쌓인 눈이 완전히 빙판이 되어서 가끔 버스가 미끄러질때도 있었다. 만약에 크게 미끄러지면... 바로옆은 수백미터 낭떨어지다..

 원래 중띠엔에서 더친까지 38위엔인데 사람들은 63위엔을 냈다고 한다.  아마 버스기사에게 내는 위험 부담금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며칠전 중띠엔에서 100위엔을 달라고 했던 버스기사가 의아해 하는 나에게 생명보험이라는 단어를 썼었는데 왜 그랬는지 대충 이해가 간다.

 자연히 버스는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달려서 7시간만에 더친에 도착할 수 있었다.

 더친은 그야말로 산골짜기 구석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다. 활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바로 주위는 설산들로 꽉 차 있었다.

 터미널에 내리자 마자 알아본것이 티벳 망캄행 버스였다.  대충 눈치를 보니 버스표를 살때 신분증이 필요한 모양이다.
중띠엔에서 알게된 중국인 대학생한테 부탁을 해서 표를 대신 사달라고 했다. 그는 매표소에 갔다온 후.. 망캉행 버스는 언제 출발할지 모르고 히치를 하거나 옌징으로 가는 버스를 타라고 했다.  그러면서 괜찮은 호텔을 소개해준다.

 버스터미널에서 왼쪽으로 50미터 정도만 가면 'tibetan hotel'이라는 곳이 있다. 한사람당 20위엔이고 전기장판도 있으며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난 샤워를 하지 못했다. 다시 몸살이 도진것이다.. 내일 이번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난관인 더친~망캉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데....

 어제 오늘 사이 식사는 오직 한끼만 했고, 나머지는 대충 과자로 떼우거나 굶었다.

 이날 밤 역시 어제 와 같은 과정을 겪었다.

 버슈다 주변의 모습.. 나무가 하나도 없어서 칼을 그은듯한 모습으로 길들이 다 보인다.

 잠시 쉬어서 냉각수를 보충하는 모습. 이런 장소가 의외로 많다.

 깍아지르는 듯한 산 밑에 걸쳐 있는 더친의 모습

 목포~상해구간 배 위에서.. 뒤에 보이는 바다의 색깔이 황색인 것을 보아 황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상해는 양쯔강과 지류를 중심으로 운하가 잘 발달되어 있다.

 항저우의 영은사 주위에는 많은 불상들이 있었다.

 영은사 내부에서.. 티벳여행의 첫 시작 이지만 이미 역전의 용사의 모습이 보인다.

 영은사 안에 있는 지장보살 상.. 알고보니 지장보살은 신라시대의 왕이었다.

역시 영은사에서.. 이렇게 한곳에서 많은 인물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도 말이 잘 통하는 한국인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역시 영은사.. 한국, 중국, 일본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악비묘에서의 중국신병들과 교관들.. 어리숙한 신병들의 모습은 나의 뇌리속에 어느덧 4년전내가 신병때의 추억으로 돌리게 한다.

 악비가 묻혀 있는 묘.. 사진은 중국군교관에게 부탁해서 찍은 거다.

육각탑..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은 추가 요금을 내는거라서 올라가지 않았다.

 석림에서.. 우회를 한 덕분에 55위엔을 아낄 수 있었다.

 석림 안쪽에서.. 기묘한 모양의 석회암들이 많이 있었다.

 석림안에서는 비교적 정비도 잘 되어있었고, 바위의 모양마다 독특한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지금 이곳은 유검지라는 곳이다.

리장고성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 전통가옥들이 즐비하다.

 맛좋은 샤오판을 파는 식당.. 앞에 한국인 일행의 모습이 보인다.

 리장고성 정상 부근에서 바라본 옥룡설산의 모습.. 정상 부근에는 구름이 항상 가시지 않는다.

 리장 고성 부근의 길가에서..

 리장고성 정상 옆에 있는 건물 옥상에서.. 이 사진을 보니 약간 어려 보인다.

 이번 여행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진.. 리장을 감싸는 옥룡설산이 호숫가에 비친 모습

 흑룡담공원의 한 절에서.. 용이 사람처럼 꾸며진게 이채롭다.

 절에 있는 유명한 장군상 옆에서(누구인지 기억이^^;;)

 나시족 전통 음식들.. 절인고기와 양념두부, 튀김 돼지고기, 신선한 부룩콜리등 정말 배부르고 맛있게 먹었다.

윗 사진을 가까이서 찍은거.. 저 장군이 누구인지는 가물가물..,역시 기록이 중요하다.

 리장야경을 배경으로.. 리장은 낮보다 밤이 더 낭만적이고 화려하다.

 호도협을 지나다가 마주친 나시족 마을.. 윈난성 사람들은 다른지역과 달리 풍족하게 사는 편이다.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낮에는 더위를 느낀다. 어느새 잠바를 벗은 모습

 가느다란 길이 절벽에 걸쳐 있다.

 하프웨이 게스트 하우스로 가는 도중 마주친 중국인 여행자들과 함께..

 아침에 출발하기 직전 하프웨이 게스트 하우스 위에서..

수백미터 밑에 가느다랗게 하천이 보이고, 그 위는 모두 절벽이다.

 어제에 이어서 이날도 날씨가 많이 흐렸다.

길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폭포.. 매년 5~6명의 외국인이 이곳에서 희생을 당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폭우때 이곳에서 많은 사고가 나는 것 같다는 추측을..

 아름다운 하천 왼쪽에 포장도로가 구불구불 나있는게 보인다.

 호도협을 지나가다가 마주친 양떼들.. 그렇게 사람들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웅장한 호도협과 그 중심의 하천..

 상호도협의 모습.. 저 멀리 대지위에 마을이 보인다.

 백수대 근처의 밭들.. 이러한 고산지대에서는 고랭지 농업으로 이곳 사람들은 연명해 간다.

 백수대 윗 부분에서 본 백수대의 모습

 날씨가 흐려서 사진으로 잘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마치 백옥 위에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나한테 1위엔을 뜯어간 할아버지가 찍어준 사진

 지구상에서 1군데밖에 없는 백수대의 이모저모

 백수대의 모습과 평화로운 주변 마을의 모습

 중띠엔으로 가는 길목.. 평화로운 마을에 햇살이 비치고 있다.

 나에게 갈비탕을 대접해준 친절한 나시족 여관주인과 함께

 한량한 중띠엔의 모습..상그릴라라는 이름과는 맞지 않게 낮인데도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송링찬쓰에서.. 티벳 지역을 앞두고 자신감있는 모습이 담겨있는 사진

 송링찬쓰에서 바라본 중띠엔 시내의 모습.. 구름이 낮게 깔려있다.

 중띠엔으로 걸어오면서 바라본 송링찬쓰의 모습.. 생각보다 대규모의 사원이다.

 버슈다 주변의 모습.. 산에 나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더친시내의 모습.. 고지대라서 그런지 구름이 낮게 깔려있다.

 더친같은 벽지에도 편의시설들은 잘 갖춰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