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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여행 (2월9일) 자 이제 여행의 시작이다. 어제 저녁때까지만 해도 인원도 정확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코스가 불 투명했다. 아무리 불투명하더라도
출발할때는 윤곽이 나타나는법.. 결국 이번 여행은 나홀로 여행이 되고 말았다. 해외 여행을 할때는 주로 혼자 했는데
국내 여행을 혼자서 하다니 아무래도 낯설기만 하다. 혼자 여행은 외롭고 심심할 때가 많은 반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무엇보다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다. 홀로 여행은 히치하는데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잠자리에는 문제가 좀 있다. 여러명이 있으면 마을회관이나 교회를 이용했지만 공공시설을 이용하기에는 홀로 여행이 무리가 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주로 찜질방을 이용하기로 했다. 찜질방 열풍으로 전국 어디서나 찜질방이 있기 때문이다. 10시 55분 충주 집에서 터미널로 나와 단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홀로 버스를 타며 바깥 풍경을 보았다. 아름다운 충주호가 스크린 처럼 쭉 내 뒤로 빨려 들어갔다. 12시 30분 단양에 도착했다. 6년전인가?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했을때 들렀던 단양인데 지금 기억할려니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여행의 첫 미션은 바로 소백산의 주봉인 비로봉을 올라가는 것.. 버스터미널 앞의 정류장에서 12시 55분에 등산입구인 천동까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오늘은 버스들의 시간이 비교적 맞아 떨어진다. 버스는 등산로 입구인 천동까지 운행했다. 천동에서 내려서 등산로를 향했다. 혹시 물을 구구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음료수 한병을 샀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료수병은 안에 담긴 음료수를 다 마시고 나서 물을 담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13시 20분 국립공원 입장료 1600원을 내고 등정을 시작했다. 비교적 늦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서둘러 간다면 밤에 고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비로봉까지는 6킬로이다. 얼마전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아서 길에 얼어 있었다. 잠시 멈춰서 등산화에 아이젠을 차고 다시 등정을 했다. 눈부신 눈밭과 앙상하지만 잘 어우러진 나뭇가지들이 고된 등산을 하는 나에게 좋은 말 벗이 되어주고 있었다. 오랫만에 해보는 산행이라 땀이 많이 났다. 처음에 완전무장을 하고 산행을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반팔반 입은채로 산행을 했다. 겨울철 월요일이라 그런지 산행을 하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어쩌다 하산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지만 그수는 비로봉에 올라갈때까지 7명밖에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거의 뛰다 시피 올라갔지만 곧 기진맥진 할 정도로 지쳤다. 너무 의욕만 앞섰나... 힘들게 올라가 조금 쉬었다 가고 다시 가기를 반복했다. 힘겹기는 하지만 대자연에서 등정하는 이는 나 밖에 없다는 생각에 푸근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 여유있게 등정하는거야. 자연을 즐기면서 가자..' 이렇게 다시 마음을 먹어도 올라가느라 힘겨운 관계로 곧 고개가 숙여졌다. 14시 38분 야영장에 도착했다. 비로봉으로부터 2.5킬로 떨어져 있고 해발 1035미터.. 이곳에는 작은 매점이 있었는데 할머니 혼자 계셨다. '할머니 이곳에 계시면 심심하지 않으신가요?' 웃으며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더니.. '어제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정말 뜸하네이..'라고 대답하신다. 산은 육체적인 고통을 주지만 마음만은 정말 편하게 해준다. 산에서 마주치는 누구에게나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교환하며 산을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야영장 이 후로는 길이 좁아지고 가파른 경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끙끙 힘을 내며 40분을 더 올라가니 높은 나무가 자라지 않은 산언덕이 나타나고 저 멀리 비로봉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산을 올라가서 처음으로 뒤를 돌아 보았다.. 참 아름답다. 날씨가 맑아서 저 멀리 산봉우리도 보이고 먼산도 희미하게 보였다. 이곳부터는 통나무로 만든길이 펼쳐졌는데 눈이 쌓이지 않아서 아이젠을 벗었다. 다시 힘을 내서 비로봉을 향했다. 비로봉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것이 보였다. 15시 30분 비로봉에 도착 했다. 해발 1439미터 또 하나의 국립공원을 정복했다는 성취감과 등정을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다. 반팔을 입고 있었던 관계로 좀 추웠다. 어서 배낭에서 잠바를 꺼내서 입었다. 비로봉에서 천문대와 저 멀리 월악산도 보였다. 반대편으로는 풍기면이 보이고 주변이 온통 산 봉우리로 가득 찼다. 설산의 아름다움이 빛에 반사된채 아름답게 나에게 다가왔다. 비로봉 정상에 있었던 한 산악인이 '내 여기를 수 차례 왔지만 이렇게 바람이 안불기는 처음이오..' 바람도 없고 날씨도 맑은 편이라서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로봉.. 비로봉이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산 정상중에 가장 많은 이름이 들어가지 않을까..
시간을 지체 할수 없어서 15시 43분 하산을 했다. 산행에서 올라가는것보다 내려가는게 왜 위험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산악 사고는 대부분이 하산하면서 이루어지는데 눈이 덮힌 산과 같은 경우는 더 그렇다. 좋은 경치를 보면서 내려오지만 눈이 심상치 않다. 단단하게 굳은 눈은 아이젠을 차면 든든하게 걸어 내려올 수 있지만 약간 녹은 눈은 아이젠이 받치지 못하기 때문에 무척 위험하다. 녹은 눈 때문에 조심조심해서 내려왔지만 순간 방심했을까.. 결국 크게 넘어지고 말았다. 배낭과 바지가 옷에 젖기은것보다.. 왼쪽 새끼 손가락이 까진게 문제다. 약도 안가져 왔는데.. 결국 입으로 쭉 빨아서 이물질을 밷어냈다. 나머지는 내 몸속의 백혈구과 혈소판을 믿어보는 수 밖에 없었다. 비로봉에서 비로사까지는 4킬로였다. 5시가 거의 다되어서 도착할 수 있었다. 비로사는 내려가는 길에서 약간 위에 있었는데 인적이 드물고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모두 잠겨 있었다. 비로사는 신라시대때 지어진 유서깊은 절이지만 역사적인 굴곡마다 많이 파괴되었던 관계로 지금은 옛 건물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비로사에서 풍기읍까지는 9킬로 정도.. 걷기에는 무리이기는 하지만 길도 넓어지고 지나가는 차도 가끔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걷다보니 국립공원입구가 나타나고 아스팔트 길이 나왔다. 배가 계속 고팠는데 집에서 출발할때 아침밥을 먹은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에구.. 빨리 가게가 나타나야 할텐데.. 그런데 내 앞을 지나가는 하얀색 승용차가 히치 하지도 않았는데 내 앞에 선다.. 작년 여행때 만난 일본 배낭여행객중에 한국이 정말로 매력적인 나라라고 한 일본인이 있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히치 하지 않아도 같이 타고 가자며 차가 서는게 신기해서라고 했다. 그 일본인에게 한국의 정이라는것을 되지도 않은 영어로 설명해준 기억이 난다.^^ 나 역시 그러한 경험을 하는구나.. 차에는 금슬 좋은 부부가 타고 계셨는데 영주까지 가신다고 한다. 찜질방에서 잘거라는 말을 들으시고 풍기에는 찜질방이 없으니까 영주까지 같이 가자고 하셨다. 정말 친절하시다. 영주읍의 찜질방 근처까지 태워주셨다. 난 감사 인사를 드리고 굶주린 배를 채우려 중국집에 들어갔다. 등산하는 내내 짜장면이 먹고싶어서^^ 배를 채우고 이렇게 피시방에서 여행기를 쓴다.. 이제 찜질방에 가서 피곤이나 풀어야지.. 일단 나의 목적은 무량수전으로 유명한 부석사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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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읍에서 소백산으로 가는 길목 |
눈으로 덮힌 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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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지만 눈이 쌓였다. |
더워서 러닝만 입고 쉬고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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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로 둘러쌓인 길 |
야영장의 모습.. 인적이 없서 을씬년 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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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야기 한 산장 할머니.. 외로우시겠다. |
야영장부터는 길이 더욱 협소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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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가까울무렵.. 주변산들이 아름답다. |
오른편에 통나무 길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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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얼마 안남겨두고 찰칵 |
아름다운 설원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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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주변 산 모습 |
정상으로 이어진 통나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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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비로봉 정상에 서 있는 비석 |
비로봉에서 바라본 주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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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산들의 모습 |
태백산맥 줄기가 이어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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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이라 써 있는 비석에서.0 |
하산하다 마주신 비로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