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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여행 (5월30일)

파릇파릇한 기운이 감도는 5월이 들어서 영월 주변을 여행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세웠고 5월이 다 가는 지금 시점에서 차곡차곡 실천에 옮기고 있다.

5월의 마지막주인 이번 여행은 민족의 영산이자 철쭉축제가 막바지인 태백산으로 향하기로 했다.

지금껏 수많은 여행을 다닌 나에게 이번 여행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아보라면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많은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엄마 덕분이었으며 만약 엄마의 서포터가 없었더라면 많은 추억과 경험들은 나에게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바쁜 한주가 지나가고 피곤한 몸을 잠으로 달래고 있을 일요일 오전 8시.. 엄마는 충주에서 영월로 날 깨우러 왔다.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엄마가 몰고온 승용차를 타고 태백산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은 히치를 안해서 편하네...'

엄마는 나와는 달리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고 계신다. 학교에서는 엄격하시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엄마는 마치 친구 사이같은 존재이다. 고등학교 이후 한번도 나한테 화를 낸적이 없으며 언제나 마음 든든한 친구같은 존재이다. 때문에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편하게 이야기 하는 편이다.

오늘도 같이 차를 타면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이야기 하며 즐겁게 갔다.

영월에서 태백산으로 갈려면 31번 국도를 계속 타야 하지만 이정표가 없는 갈림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정선으로 가는 38번 국도를 타게 되었다.

4일전 정선 탐방을 했을 때의 풍광이 그대로 다시 펼쳐졌다. 이렇게 4일만에 다시 오게 될줄이야..

증산, 사북, 고한을 지나서 38번 국도와 작별을 하고 태백산으로 향하는 414 지방도를 탔다. 414 지방도는 정선의 명산인 함백산 고개를 지나는 길이다. 아름다운 계곡과 신록이 펼쳐진 산들을 보면서 여유있게 태백산으로 향했다. 어짜피 좀 돌아오기는 했지만 아직 시간은 남아 돌기 때문이다.

고개 정상에서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지더니 원래 목적으로 했던 31번 국도와 다시 마주쳤다.

우리는 유일매표소에 멈추고 근처 식당에서 아침 요기를 한 후 태백산 등반을 시작했다.

태백산은..음.. 내가 소개하는 것 보다 인터넷에서 퍼오는게 좋을 듯 하다.

' 민족의 영산이라 일컫는 태백산은 주봉인 높이 1,567m의 장군봉과 높이 1,517m의 문수봉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높으되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아 등산이 수월하며 남성다운 웅장함과 후덕함을 지닌 토산 산이다.

산정상에는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봄이면 산철쭉, 진달래가 만개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에 차고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며,가 을에는 오색단풍으로 수놓으며 겨울에는 흰눈으로 뒤덮인 주목군락 의 설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태백산은 우리나라 3신산 중의 하나로 산정상에는 태고때부터 하늘 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고 이곳에서의 일출장면이 장관이다. 또한 당골계곡에는 매년 개천절에 제를 올리는 단군성전이 있다. 사찰로는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 만덕사, 청원사 등이 있으며,산 정상밑 해발 1,500m에는 단종대왕을 모신 단종 비각과 한국명수100 선중 으뜸인 용정이라는 우물이 있다.

또한 태백산 도립공원 주변에는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이 있으며, 태백석탄박물관과 구문소 자연 학습 장으로 연계되는 코스는 화석, 지질구조, 석탄산업의 발달사 등 학 생들에게 유익한 현장 학습이 될 수 있다. -출처 태백닷컴 -'

무엇보다 태백산은 산 북쪽으로 뻗어져온 태백산맥과 서쪽으로 이어지는 소백산맥을 이어주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모든 산악회에서 꼭 한번은 가봐야될 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멋진 풍광과 사연들을 지니고 있는 산이다.

오전 10시경 유일매표소에서 표(1인당 2000원)를 구입하고 태백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태백산은 처음부터 오르막 길이다. 처음에는 거의 뛰다시피 올라갔지만 이내 온몸이 땀에 젖기 시작했다. 유일매표소에서 700미터 정도 가다 보면 갈림길이 있다.

하나는 유일사쉼터로 가는 편하고 완만한 길이며, 하나는 유일사로 가는 길인데 험난하기는 하지만 길이가 단축이 되는 길이다.

엄마와 난 내 성격에 맞는 험난하지만 단축이 되는 길을 택했다.

선택에 대한 대가는 이내 치루어야 했다. 험한 경사의 길을 계속 올라가다 보니 발목 아킬레스건이 땡기기 시작했다.

엄마는 저 멀리 뒤쳐졌고 나 홀로 산을 올라야 했다.

산에 오르면서 세운 나의 목표는 단 하나 최소한 다른사람에게 뒤쳐지지 않는 것이다.

처음 힘들기도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정상을 향해 질주하다 보니 이것도 은근히 재미있다. 역시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30분정도 이를 악물며 올라가다 보니 길이 다소 평평해 졌다.

'아 드디어 산등성이로 들어서는구나..'

산을 오르는데 있어서 처음이 힘들지 산등성이에 들어서면 좀 수월해진다.

또한 보너스로 멋진 태백산의 주변 풍광이 펼쳐졌다. 오르는게 힘들기는 하지만 태백산의 대자연은 나를 품에 안아 정상을 향해 밀어놓고 있었다.

내몸에서 태백산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 그런지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다행히 유일사 쉼터에 간이 화장실이 있었다.

나한테는 휴지가 없으니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앉아서 기다리고 있지만 배는 계속 요동치고 있었다. 엄마가 도착을 하고 난 화장실로 직행.. 잠시후.. 엷은 안도의 미소와 편안함이 나의 얼굴에 감돌았다.

쉼터에서 정상까지는 엄마와 함께 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정상인 천제단을 향했다. 천제단이 1.1킬로 남겨진 곳부터는 철쭉이 간간히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주목 군락지가 나타났다.

주목은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이라는 말처럼 생명력이 긴 나무이다. 곳곳에 주목을 보호할려고 번호표와 치로한 흔적이 보였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천제단에 도착을 했다.

티비나 책으로만 봤던 천제단을 직접 보니 산의 영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실 수많은 인파가 몸에 더욱 와 닿았다.

5월의 마지막주 주말과 철쭉제가 겹쳐서 그런지 수많은 인파가 태백산을 찾았다. 태백산 정상에 서 있는 비석에 기념사진을 찍는데도 많은 시간을 줄 서야 했다.

인파와는 별도로 철쭉과 어우러져 산은 아름다운 신록을 뽑내고 있었고 저 멀리 태백산맥의 줄기가 쭉 이어지는 것도 보였다.

태백산 정상에도 제단이 있지만 저 멀리 문수봉에도 제단이 있는걸 볼 수 있었다. 잠시 쉬면서 준비해온 간식을 먹은 후 하산하기 시작했다.

하산하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 수월하다. 하지만 그러한 방심이 사고를 일으킨다. 특히 에베레스트와 같은 고봉은 70%이상이 하산하면서 사고가 일어난다..

그렇지만 머.. 태백산 정도야.. 올라왔을 때와는 달리 여유있게 경치를 감상하며 하산했다.

우리가 하산을 했을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어찌나 많은 사람이 있던지 마치 주말의 북한산에 온 느낌이 들 정도이다.

'엄마.. 올라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우리를 부러워하는 것 같지 않아?'

내가 올라갔을 때 마주쳤던 하산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반대의 입장에서 엄마에게 말했다. 아.. 이 쓸데없는 여유.. 가진자의 여유인가?

다시 쉼터가 나타나고 두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완만하고 여유있는 길을 선택했다.

3분의 2정도 하산을 했을 때 약수터가 보였다. 시원하게 물을 마시고 있을 때 보이, 걸스카웃애들이 한참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스카웃 대열에서 갑자기.. '어? 너~' 라는 말이 들렸다.

학교 선배를 만난 것이다. 내 바로 위 선배로서 군대간 이후로 본적이 없었으니 실로 6년만의 만남이다. 역시 세상은 좁군..

의외의 만남을 뒤로한채 하산을 마쳤다.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이다.

이대로 영월로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태백산을 좀 돌아서 '석탄 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석탄박물관은 당골 매표소에 있는데 유일 매표소에서 6.5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

원래 석탄 박물관에 들어갈려면 도립공원 매표소를 거쳐야했다. 유일매표소에서 산 티켓을 보여주니 통과했다.

당골 매표소쪽은 인파가 더욱 많았고 철쭉제 무대 행사가 한창이었다. 예상과는 달리 석탄박물관은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웅장한 조형과 건물로 이루어진 석탄 박물관은 전체 8관으로 이루어진 큰 규모의 박물관이고, 지구의 생성과정부터 시작해서 각종 암석, 석탄의 유래, 역사, 석탄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고 있었다.

정말 잘된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오곳에 오면 많은 공부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방의 많은 수의 박물관이 그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조잡한 박물관을 짓는데 비해 석탄 박물관은 우리나라의 그 어느 박물관에도 뒤지지 않을 흥미와 시설, 전시물을 가지고 있었다.

석탄박물관에서 나오니 오후 4시가 다되고 있었다. 이제는 다시 영월로 컴백해야 할 시간..

엄마와 함께한 짧은 여행을 마쳤다. 같이 다니면서 엄마는 강원도에 있는 날 부러워 하시며 근무지를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옮기고 싶다고 하셨다. 난 그저 미소만 지었다.

오늘은 비록 히치를 하지 않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엄마와 함께 산행을 하며 많은 생각을 나누고 추억을 만들었다는데 큰 의의를 두고 싶다.

태백산의 유일산 매표소

처음 태백산으로 올라가는 길.. 가파르다

마치 산책로를 연상케 하는 등산로

키큰 나무들로 둘러쌓인 길

아름다운 신록들..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신록들

유일사에서 쉼터까지는 곤드라를 이용한다.

지기 시작한 철쭉

주목군락지.. 주목앞에서.

신선대에서 300미터 떨어진 하대

태백산의 정상이자 신선대가 보이다.

철쭉과 어우러진 주변 풍광

'한백검?' 신선대 안에 세워진 비석이다.

태백산 정상 비석에서

아름다운 주변 산들

신선대와 정상 정복의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들

태백산맥의 줄기는 쭉이어져 있다.

저 멀리 보이는 문수봉

하산하는길에 찍은 수많은 인파 줄이 쭉 이어져있다.

열심히 산행을 하는 할머니들

멋진 조형과 전시물로 이루어진 석탄 박물관

석탄박물관 외부에 전시된 암석들

석탄박물관에서 바라본 민박촌 모습

석탄박물관 내부

제 8관.. 광산을 체험하는 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