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토)
감비아와 작별하고 세네갈 남부로 떠나는 여정이다.
숙소를 떠나는 길을 칠면조가 지켜봐준다. 숙소는 칠면조를 풀어서 키우고 있는데 사람들을 봐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아프리카는 사람들은 살기 힘들지만 동물들에게는 천국이 아닐까 싶다. 웬만한 가축은 풀어서 키우고 있으며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서로의 영역을 터치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좁은 우리에서 키우는 우리의 가축보다는 생명권이 존중되는 곳이다.
Westfeild에서 브리카마(Brikama)까지 가는 버스(17달라시)는 쉽게 잡을 수 있다. 브리카마에서 내리면 차량 정류장이 나오는데 거기서 세레티(Seleti)까지 가는 차량(50달라시) 티켓을 끊었다. 티켓을 끊으면 또 다른 사람에게 차에 싣는 짐 값을 내야 하는데 이 가격은 제각각이다. 처음에는 25달라시를 요구를 한다. 티켓 가격에 무려 50%.. 싫다고 버티니 10달라시까지 내려갔다.
감비아-세네갈 국경은 비교적 쉽게 통과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깐깐하다. 감비아 국경에서는 세네갈 비자를 강하게 체크한다. 다행히 공항에서 비자 두 개를 받아와서 무사히 통과했지만 한 현지인 아줌마는 비자가 없어 통과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간다.
오전 11시에 국경을 통과하고 남은 달라시 중에 25달라시 지폐 한장을 제외하고 세파프랑으로 환전했다. 25달라시를 남긴 이유는 돈 단위가 1, 5, 10, 50.. 이렇게 되는 것은 봤어도 25단위가 들어 간 것은 처음보기 때문이다. 감비아 여행을 하면서 유일한 기념품이기도 하다.
감비아 국경을 통과하고 지귄숄(Ziguinchol)로 가는 차량을 2500CFA와 짐피 800CFA에 잡았다. 이번 차량은 맨 앞자리에 앉아 비교적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오후 1시 35분에 지귄숄에 도착했다. 지귄숄은 세네갈 남부인 까사만가 지역의 주도로 가사만가강과 대서양이 접하는 만에 위치해 있다. 1주일에 한번 선박이 다카르를 왕복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기니비사우 영사관이 있어 비교적 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숙소는 Le Perroquet로 정했다. 아름다운 강변에 있으며 와이파이가 되기 때문이다. 숙소에 들어가니 방이 11,000CFA이다. 론니에는 12,000CFA인데 오히려 가격이 다운되었다.
이곳은 숙소만 해도 볼거리이다. 유유히 흐르는 강을 배경으로 맥주나 음료수를 마실 수 있고, 마당의 큰 나무에는 새들이 둥지를 틀어서 관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너무 더워 숙소에 머물다가 저녁이 되어서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이곳에서는 특이한 것이 건축물에는 조개껍데기가 보인다. 조개껍데기는 석회질로 되어 있어서 시멘트 대신 쓰지 않나 추측해본다.
징귄숄로 들어오려면 큰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일몰에 이곳에 있으면 아름다운 항구 마을을 배경으로 그림이 펼쳐진다.
밤이 되어 시내 중심의 La Kassa 레스토랑으로 갔다. 이곳에서 밥과 생선구이를 시켰는데 큼지막한 생선이 나온다. 가격대비 맛은.. 뭐 So So.. 그게 뛰어나지도 맛없지도 않았다. 오히려 반바지를 입고 오는 바람에 식사 내내 모기에 신경 써야 해서 제대로 먹지 못했다.
징귄숄은 며칠을 머물면서 쉬기에는 딱 좋은 곳이지만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 대신 오늘만큼은 내일 기니비사우로 떠나기 위한 휴식 시간인 하루삼아 푹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