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화)
숙소에 모기가 많기는 했지만 모기장이 있어 잘 잘 수 있었다. 오늘은 불라와요를 간 후 빅폴까지 가는 험난한 여정이다.
미니버스는 어제처럼 경찰들에게 잡히느라 멈추기를 반복할 것이 뻔해 큰 버스를 잡아탔다. 불라와요까지 8$를 받는다. 출발 시각은 6시 10분.
출근버스라 그런지 사람이 많이 타기도 하지만 많이 내리기도 한다. 버스가 커서 그런지 좌석이 남는 편이라 제대로 다리를 펴고 갈 수 있다. 무엇보다 경찰들이 잡지 않아 빠르게 불라와요 방면으로 갈 수 있었다. 짐바브웨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큰 버스를 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에 10시 30분에 불라와요에 도착하였다. 시내는 어두울 때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지만 사람들의 눈빛이 낯선 외국인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느낌이다. 다른 나라 돈인 달러가 통용되지만 자국 통화가 아닌 이상 이곳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돈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터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는 외국인. 특히 혼자 다니는 배낭 여행객은 위험하기에 이곳을 여행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나야 뭐.. 어떻게 지나갈 수밖에 없지만 행동에는 최대한 조심을 하면서 다녔다.
불라와요는 국립 미술관(National Aar Gallery)이 유명해 빅토리아 폭포로 가기 전 미술관에 들렸다. 입장료는 어린이 5$이고, 학생이 2.5$이다. 짐을 맡기고 들어가니 초등학생 작품이 보인다. 초등학생이 자신의 작품 설명을 직접 연필로 적어 그림 밑에 붙여 넣은 것이 인상적이다. 국립 박물관에 전시 된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해 할까? 미래의 짐바브웨의 미술을 이끌 꿈을 꿀 것이다. 우리나라 갤러리에서도 유명 화가 작품을 전시하는 것도 좋지만 일반인과 학생의 작품을 한쪽에 전시해보는 것도 어떨까 싶다.
어린이 작품을 보고 나서 본격적인 미술 작품을 감상했다. 작품마다 가격이 표시되어 있는데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판매도 하는 것 같다. 가격대는 40$에서 2000$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데 대부분 100$~300$ 선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아프리카 특유의 문화를 잘 드러냈으며 대체적으로 생동감 있는 그림이 주를 이룬다. 훌륭한 작품임에도 가격이 저렴한 것을 보아서는 이곳 경제가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 아프리카 관련 갤러리나 카페를 꾸미는 분들한테 이곳을 적극 추천한다.
1층 정원에는 카페가 있는데 커피 한잔에 10랜드이다. 2$를 주자 6랜드를 거슬러 준다. 1$에 8랜드로 계산하기 때문에 랜드화보다는 달러화가 유리하다. 카푸치노 한잔을 시켜 잠시 여유를 가졌진 후 빅폴로 가는 버스 편을 찾았다.
시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터미널인 Renkini 버스터미널에 갔지만 이곳에는 빅폴로 가는 버스편이 없다고 한다. 시내 북쪽에 Amakhosi에 빅폴로 출발하는 버스편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2$) 터미널에 간 후 곧장 빅폴로 향하는 버스편에 탑승했다.
버스는 대형버스로 상태가 꽤 괜찮다. 빅풀까지는 15$를 내고 다리를 펼 수 있는 앞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버스가 도통 출발하지 않다가 사람을 복도까지 꽉꽉 밀어넣고 나서야 출발한다.
다리를 펼 수 있는 자리를 잡았는데 그게 실수였다. 연신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려 여기저기서 부디쳤다. 버스를 탑승하는 아주머니들은 안쪽에 들어가려고 큰 엉덩이부터 들이민다. 구두에 발이 밟히거나 가방에 머리를 맞기도 했으며 어떤 아주머니는 팔꿈치로 뒤통수를 찍기도 했다. 버스 앞쪽에는 경찰들 몇 명이 죽치고 앉아있는데 그 중 한 경찰을 맥주를 연신 들이키더니 ‘어이 중국인..’말을 걸다가 취해서 잠이 든다. 그래도 경찰들이 있어 한 가지 좋은 것은 길가에 돈 뜯으려는 경찰들이 차를 세우려고 할 때 손짓으로 건들지 말라고 싸인을 하면 지체 없이 무사통과다. 경찰 중 한명이 차 안 음악의 볼륨을 짜증날 정도로 높인다. 높은 볼륨의 반복 되는 음악을 듣자 머리가 띵하다. 다행히 비행기에서 받은 귀마개가 있어 착용했지만 그래도 크게 들린다.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이런 고난이 6시간 이상 이어지고 나서야 빅폴에 도착했다.(오후 7시반) 도착했을 때의 그 상쾌함이란.. 그렇지만 시내 전체가 어두워 숙소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근무하는 한 청년의 도움으로 Victoria Falls Backpackers를 찾아 갈 수 있었는데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리셉션에서 가격표를 보니 도미토리 15$. 콜라 2$.. 여기저기 $,$ 표시를 했다. 심지어 샤워를 하는데도 $..
이런 숙소는 머물고 싶지 않다. 다시 시내 쪽으로 나와 Shoestrings Backpackers에 가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바를 겸하고 있는데 도미토리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 아무것도 먹지 못해 시내의 Pizza Inn에 가서 피자 한판을 시켜먹었다. 피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5$~8$ 선에서 우리나라 동네 피자 크기의 피자가 나오는데 꽤 먹을 만하다. 모처럼 피자를 먹으며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그동안 밀린 여행기를 썼다. 그동안 여행기가 밀려 주변 사람들이 걱정이 많았을 텐데 다행히 이곳에서 밀린 여행기를 정리했다.